한신타올, 51년간 지속된 타월사랑…끊임없는 연구로 기능성 제품 개발

입력 2013-03-14 15:30  

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 이경세 <한신타올 사장>

고교 졸업 후 타월업체 입사…생산현장 막내부터 시작해 47세 되던 해 대전서 창업
대나무 섬유 제품 등 생산…11건 특허·실용신안 획득
KOTRA 지원으로 해외 뚫어…美·유럽에 100만弗 수출




대전은 타월의 집산지다. 전국에서 사용되는 제품의 70%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타월 제조공장을 비롯해 염색 자수 봉제 등 70여곳이 몰려 있다.

이 중 신탄진역 부근 평촌동에 있는 한신타올(사장 이경세·70)은 종업원 23명의 평범한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이 회사는 각종 특허와 실용신안을 11건이나 얻었고 벤처기업 이노비즈 등으로 인정받았다.

매일 쓰는 게 타월이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하찮은 제품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타월을 만드는 과정은 그리 간단치 않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면 다양한 기계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우선 실을 정돈한 뒤 섬유를 짜고 염색과 봉제 과정을 거치는 등 대여섯 단계를 거친다. 이경세 사장은 “타월용 실은 국내에선 거의 생산되지 않아 주로 인도 파키스탄 베트남 중국 등지에서 들여온다”고 설명했다. 목화로 만든 것이다.

핵심은 직포 공정이다. 일반 섬유와 달리 타월 천은 두툼하게 짠다. 수분 흡수가 잘 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주로 이탈리아나 프랑스산 기계를 들여다 천을 만든다. 컴퓨터가 부착돼 있어 원하는 모양과 두께, 문양으로 가공할 수 있다. 염색은 전문업체에 의뢰한다. 그 뒤 봉제 공정을 거친다.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가장자리를 마무리한 뒤 레이블을 붙인다. 이 가운데 로고가 잘못되거나 실밥이 터져도 불량으로 판정돼 시장에 내보내지 못한다.

이 회사는 일반 타월도 만들지만 유기농컬러코튼, 대나무섬유, 초극세사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타월을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벤처기업 이노비즈 등으로 인정받았다. 건강과 환경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선택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 회사가 다양한 타월을 개발할 수 있었던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50년이 넘는 이 사장의 타월 생산 노하우다. 1943년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 졸업 직후인 1962년 대구의 타월업체에 입사해 기술을 배웠다. 19세 때였다. 이때부터 27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생산현장에서 출발해 월급쟁이 사장까지 올랐다. 최고경영자까지 지냈지만 그는 엔지니어다. 생산현장에서 기름때 묻은 작업복을 입고 기계를 만지고 고장나면 수리하는 게 그의 몫이자 주특기였다.

47세가 되던 1990년 3월 대전에서 창업했다. 타월의 집산지여서 염색 등 협력업체가 가깝기 때문이다. 말이 창업이지 가족 기업이었다. 이 사장과 부인 아들 등 3명이 전 직원이었다. 고물상에서 사들인 재래식 기계로 소규모 임차공장에서 타월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올해 고희를 맞았지만 51년 동안 한눈팔지 않고 타월을 생산해왔다.

둘째, 산학협력을 통한 다양한 신제품 개발이다. 이 사장은 “처음엔 가족끼리 힘을 합쳐 좋은 제품을 값싸게 생산하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 면제품으로는 덩치가 큰 기업과 경쟁할 수 없었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매출이 급감하자 다양한 제품으로 차별화하기 시작했다.

그는 “충남대 영남대 생산기술연구원 등을 찾아다니며 섬유공학 박사들에게 한수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고 말했다.

타월 천을 이용한 발매트를 개발해 시장성을 인정받았고 이어 침대시트, 신생아복, 슬리퍼 등을 속속 개발했다. 다양한 용도로 만든 것이다. 이 사장은 “발매트를 개발할 때는 때로는 공장에서 자며 오랫동안 기계와 씨름했다”고 말했다.

발매트에 대한 아이디어는 나왔지만 제품이 너무 두꺼워 기존 기계로는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오랜 경험이 있어 웬만한 제품은 하루 이틀이면 생산 방법을 찾을 수 있었는데 발매트는 무려 7개월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기계 부품을 교환하고 각종 장치를 보완해 마침내 타월 기계에서 두툼한 발매트를 만들 수 있었다. 그는 “인근의 타월업체 관계자들이 한번만 구경하자며 몰려왔다”며 “그 뒤에 많은 기업이 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자 이탈리아와 프랑스산 기계를 들여다 자동화하고 기능성 타월에도 도전했다. 극세사를 사용한 제품, 대나무 섬유타월, 친환경 유기농 코튼제품 등을 만들었다. 또 몇 가지 타월 제조방법에 대해 특허 및 실용신안을 출원했다. 이 사장은 “현재 생산하는 제품은 일반 타월, 유아용 제품, 턱받이, 침대시트, 발매트, 목욕가운 등 수십종에 이른다”고 말했다. 기술개발 노력을 인정받아 이 사장은 산업포장, 산자부장관표창 등을 받았다.

셋째, 해외시장 개척이다. 수출액은 연간 100만달러 정도다. 미국 유럽 등지로 내보낸다. 미국에는 극세사 타월, 유럽 등지로는 유기농 타월을 주로 내보낸다. 일반 제품은 중국과 동남아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이들 제품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이 사장은 “처음에는 로컬 수출을 하다가 2008년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수출기업화 사업’에 참여했고 KOTRA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아 프랑크푸르트 뉴욕 등의 해외전시회에 참가하면서 수출 길을 뚫었다”고 말했다. 스웨덴 시장을 처음 개척했고 노르웨이 독일 프랑스 미국 등 10여개국으로 진출국을 늘렸다. 수출은 아들인 이종석 상무가 맡고 있다.

이 사장은 “면으로 만든 타월의 역사가 해외는 수백년이 됐지만 국내는 아직 100년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선 광목을 사용하다 일제 강점기 때 타월을 만들어 쓴 게 효시”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외국에 비해 한국의 타월 역사는 짧지만 그만큼 개발할 여지는 많다”며 “다양한 신제품과 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수 판매는 판촉물이 약 절반, 사우나 호텔 등 업소 납품이 35%, 일반 시판 15%로 구성돼 있는데 내수시장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칠순에 접어든 이 사장이 여전히 제품 개발에 뜨거운 열정을 보이는 것은 해외에 넓은 시장이 기다린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 접하는 제품은 타월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이것으로 감싸기 때문이다. 타월은 아침 저녁으로 쓰는 생활필수품이다. 대전에 있는 한신타올 사무실에 들어서면 왼쪽 벽에 특허증 실용신안증이 즐비하게 걸려 있다. 타월에 무슨 지식재산권일까.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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