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주총 안건 분석기관인 ISS가 KB금융의 ING 한국법인 인수 무산은 일부 사외이사의 반대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외부 기관이 사외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이 과정에서 KB금융의 한 임원이 ISS 관계자를 만나 직접 정보를 준 것으로 파악됐다”고 17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KB금융 임원이 외부 기관에 편향된 정보를 제공한 것은 행위 자체가 부당할 뿐만 아니라 이사회의 독립성을 저해할 소지가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금융지주회사법 등 법규를 위반한 점이 있는지도 따져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현재 진행 중인 KB금융 종합검사를 통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ISS는 지난 14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KB금융의 ING 한국법인 인수 무산은 일부 사외이사의 반대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KB금융의 리더십과 독립성에 중대한 하자가 있으며 이른바 ‘정부 측 사외이사’인 이경재, 배재욱, 김영과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반대하라고 기관투자가들에 권고했다.
그러나 배 사외이사는 당시 찬성표를 던졌고 김 사외이사는 지난달 선임돼 ING 인수와 관련한 의사 결정 과정과 연관이 없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은 잘못된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보고서가 작성된 점을 들어 집행부에 경위 파악을 요구하는 등 사외이사와 집행부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양상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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