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代父' 배병주 前병원장 별세

입력 2013-03-18 17:03   수정 2013-03-18 22:38

임신조절장치 국내 첫 특허…'피임 캠페인' 가족계획운동 주도
1958년 문 연 130㎡ 개인병원…55년간 확장않고 서민들 진료



태반암 수술의 선구자이자 국내 산부인과 박사 1호인 배병주 전 적십자병원장(배병주산부인과 원장)이 18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배 전 병원장은 1958년 수태 조절 인공유산 부작용과 복강 내 장기손상 등의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이듬해 태반암(자궁융모상피종)에 관한 연구논문을 통해 국내 첫 산부인과 박사학위(서울대)를 받았다.

일제시대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산부인과 영역을 개척하고 각종 임신 질환에 대한 임상과 연구를 활성화해 ‘산부인과의 대부’로 불렸다.

1922년 함경남도 고원에서 태어난 배 전 병원장은 개성 송도고등보통학교를 거쳐 경성의전(서울대 의대의 전신)을 졸업한 뒤 서울대 의대 조교수로 있다가 1961년 적십자병원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24년간 적십자병원 산부인과 의사로 재직하면서 1975년부터 7년간 적십자병원장을 지냈다. 그 가운데 오늘날 ‘배씨자궁거상기’로 불리는 임신조절 장치를 개발해 국내 최초로 산부인과 분야 의료기기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그가 개발한 자궁거상기는 여성의 나팔관을 묶는 데 도움이 되는 의료기기로, 당시 정부가 추진한 가족계획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1958년 서울 회현동에 문을 연 배병주산부인과를 92세의 고령에도 최근까지 운영해 왔다. 개원 당시 40평 정도였던 병원을 55년 동안 단 한 평도 확장하지 않고 오직 진료와 연구에만 몰두한 것으로 유명하다.

차남인 배광범 보라매병원 교수는 “돈을 추구했다면 대형병원 몇 개를 세우고도 남았겠지만 이면지 한 장도 아껴쓸 정도로 근검절약을 생활화하신 분”이라며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의 진료비는 받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배 전 병원장은 서울대병원과 적십자병원 근무 중에 10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30여편의 저서를 출간했다. 1960~70년대 가족계획협회, 불임관리협회 회장직을 맡았고, ‘생명의 전화’에서 35년째 이사로 활동했다. 그의 봉사정신을 기려 정부는 국민훈장모란장과 박애금장을 수여했다.

유족으로는 장남 배용범 변호사를 비롯해 배광범 보라매병원 교수, 배상욱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 배상경 수원대 교수 등 3남 1녀를 뒀다. 자식과 며느리·사위 등 가족 가운데 의사만 4명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국내 산부인과 의학을 이끌어온 역사이고, 인술의 의미를 남긴 큰 스승”이라고 평가했다. 빈소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0일 오전 9시. 02-2227-7556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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