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 수출액 연간 20% 성장…中 관세 개선 지속 '긍정적'
20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실제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연간 2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1~2년 뒤 전체 수입금액(약 8억6000만달러)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시내 면세점의 화장품 판매액은 전년 대비 60%를 웃돌았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고가 화장품에 대한 소비세 개선이 지속되고 있어 국내 브랜드 업체들의 중국 관세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관세 탓에 여전히 중국 내 현지공장을 가진 업체들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양지혜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최근 분석보고서에서 "2011년 기준 중국 내 럭셔리 코스메틱에 부가되는 소비세는 30%로 상당한 수준이었다"면서 "이 때문에 중국 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하이엔드와 럭셔리 화장품의 리테일 가격이 해외 시장보다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의 절상과 여행 규제 완화 등의 정책 변화로 인해 많은 중국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직접 화장품을 구매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이에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내수 확대를 지향, 럭셔리 코스메틱에 대한 소비세를 개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연구원은 "이미 중국 재정부는 2012년 1월부터 공산품 730개 관세를 평균 4.4%로 낮췄으며 스킨케어 제품의 수입관세는 2011년 6.5%에서 지난해 1.5%로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 코스맥스ㆍ한국콜마ㆍ아모레퍼시픽 등 中 생산공장 보유사 성장성 'UP'
중국 현지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한류 열풍이 'K-Beauty'로 확산되면서 또 다른 블루오션 시장이 열렸다고 평가한다. 특히 중국 내륙 지역(2,3선 도시) 소비자들로부터 인지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트라(KOTRA)가 최근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내륙 여성 소비자의 44.7%가 한국하면 떠오르는 것으로 '한국 화장품'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66% 가량이 한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지만 이렇게 한국 화장품에 대한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된 것은 맞지만 그 안에서 사업을 영위하기란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라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중국 내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는 곳이 더 투자 시 매력도가 높다는 전망이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이미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국가로 알려지면서 198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 업체들이 진출해 1,2선 시장을 위주로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에서 점유율을 장악해왔다"며 "더불어 최근 빠른 경제 성장으로 3,4선 도시에서도 중국 로컬 업체들의 성장도가 높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중국 내 판매되는 명품과 사치품의 가격은 높은 관세 탓에 150% 이상 비싼 수준이고 중국시장에서 다른 국가의 화장품을 수입해 유통시키려면 정부로부터 제품당 각각 위생허가 절차를 받아야한다"고 지적했다. 수입 화장품에 대한 위생허가 절차는 평균 6~12개월 정도 소요된다는 것이 손 연구원의 설명이다.
손 연구원은 "화장품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신제품이 즉시 유통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위생허가 절차의 긴 시간 소요는 사실상 성장의 장벽"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치열한 브랜드 경쟁과 높은 관세 그리고 까다로운 위생허가 절차를 피하기 위해선 중국 내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이러한 성장의 장벽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업체들의 중국 성장성이 더욱 높아 보인다"면서 "브랜드 업체보다 현지 생산설비를 확보해 로컬 업체들과 동반 성장까지도 가능한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그리고 올 하반기부터 중국 상해 2공장을 통해 생산능력(capa)이 확장되는 아모레퍼시픽 등이 유망하다"고 판단했다.
◆정부, 화장품 수출 적극 지원…한·중 규제당국자 실무협의회 설립도
정부 차원에서도 한국 화장품업체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원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3년 5월 '오송화장품 뷰티 세계박람회'가 개최, 국산 화장품의 우수성과 동시에 한국 화장품의 글로벌 브랜드화를 높일 계획이다.
정부는 또 한·중 규제당국자와 실무협의회를 설립해 중국 SFDA(중국 화장품 위생허가 관리국)와 상호 이해 및 교류 증진을 통한 한국 화장품의 수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한국 화장품 가운데 저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아모페퍼시픽의 마몽드와 이니스프리,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에이블씨엔씨의 미샤 등이 프랑스와 일본의 고가 화장품 대비 좋은 품질을 내세워 중국내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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