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화해' 제안에 LG전자 "보상 먼저"… 양사 갈등 재점화

입력 2013-03-21 16:45   수정 2013-03-21 18:01

삼성ㆍLG디스플레이 갈등 봉합 와중에 LG전자 급제동
LG "소송 전부터 특허료 주장" 삼성 "뜬금없이 무슨 소리?"

삼성과 LG가 벌이고 있는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 소송이 확전 양상으로 튀고 있다. 소송 당사자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서로 소를 취하하며 화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와중에 LG전자가 삼성전자에 갑자기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간신히 봉합되는가 했던 두 회사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LG전자는 21일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특허소송 취하 제안을 받았다" 며 "소 취하보다 중요한 건 우리 특허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은 LG전자를 난데없이 소송전에 끌여들여놓고 대승적 결단을 내세워 취하 제안을 했다" 며 "그 배경을 의심할 수 밖에 없고 이번 제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잡해 보이는 사안의 전후사정은 이렇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를 상대로 액정표시장치(LCD) 특허 침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설계에 대한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몇달 간 계속된 공방 끝에 올 2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사장들이 긴급 회동을 갖고 "잘해보자"고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가 서로에게 건 소송을 1건 씩 취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G전자에 관한 부분도 취하키로 결정하고 이같은 제안 내용을 전달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특허 소송을 벌이기 훨씬 전부터 삼성전자 측에 자신들의 특허에 대한 보상을 요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우리의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해온 것을 주시하고 있었다" 며 "소송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에 사용료 지불에 대한 협상을 요구해 왔지만 삼성은 그동안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정확하게 어떤 특허에 대한 보상인지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스마트폰에서의 LTE 통신표준 특허와 TV에서의 사용자 경험(UX) 등이라고만 언급했다.

LG전자 얘기를 종합해 보면 삼성에 특허 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하던 과정에 삼성디스플레이가 갑작스런 소송을 걸었고, 이제 와 멋대로 취하 제안을 했다는 것. 이는 삼성이 LG 특허를 면밀히 검토해본 결과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해 소 취하라는 형식으로 덮으려 했다는 게 LG 측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업 간 특허 문제 발생 시 특허력, 매출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합리적 특허료를 산정해 지불하는 것이 국제관례" 라며 "국내 기업 간 관계라고 해서 특허 이슈를 적당히 봉합하려는 의도는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지금까지 LG전자와 특허 사용료에 대한 어떤 얘기도 오간 것이 없다고 삼성 측은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G전자가 이슈를 이상한 곳으로 끌고가려 한다" 며 "이번 소 취하 제안과 특허 사용료에 대한 보상이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자신들의 특허 우위를 강조하기 위해 무리한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S4 스마트폰에 탑재된 눈동자 인식 기능이 자사 특허라며 소송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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