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한 크리펜도프 지음 / 김태훈 옮김 / 생각정원 / 376쪽 / 1만6000원

제조와 통신을 포기한 ‘기술개발 업체’ 퀄컴의 성장은 놀라웠다. 하드웨어 사업을 포기한 지 4년 만에 특허 출원 건수가 1999년 700건에서 2003년 1700건으로 늘었고 특허 등록은 거의 세 배(1999년 325건→2003년 1000건)로 증가했다.
맥킨지 앤드 컴퍼니의 컨설턴트 출신으로 ‘비즈니스계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카이한 크리펜도프는 《36계학》에서 이 사례를 “패배가 불가피할 때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라”는 ‘36계’의 전략과 연결짓는다. 그는 ‘36계’는 수많은 군주와 장군, 백성들이 약 2000년간 이야기를 전하면서 걸러진 전략의 ‘정수(精髓)’라며 이를 오늘날의 비즈니스에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36계가 정말 비즈니스에 통용될 수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기업의 ‘경쟁력 점수’를 만들었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0년에 걸친 평균 ‘매출성장률’을 계산했고, 같은 기간의 평균 법인세로 ‘이익률’을 살폈다. 그리고 동기간 평균 총 주주수익률로 ‘가치 창조’의 크기를 봤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경쟁력 점수로 상위 100대 기업을 추렸다. 1위는 스페인의 도로항공 운영업체 아베르티스, 2위는 미국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제작업체 어도비, 3위는 태국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어드밴스드 인포 서비스였다. 아모레퍼시픽(10위), CJ(28위), 한화(46위), 호남석유화학(49위) 등 한국 기업도 있다. 그는 이들 기업의 역사를 분석해 조사했고, 이들의 성공을 36계의 사례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퀄컴의 사례 외에도 ‘적들의 연합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면 혼란이 더욱 심해질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라’는 전략으로 성공한 퓨마, ‘작고 약한 적을 상대할 때는 포위해 섬멸하라’는 전략을 지켜 서점의 개념을 바꾼 반스앤노블 등 풍부한 사례가 경영에 팁을 줄 수 있을 듯하다. 다만 동·서양의 철학적 차이까지 깊숙하게 들어가 분석하려는 저자의 의도는 성공적이지 못한 것 같다. 제목은 ‘36계학’이지만 실제로는 ‘36계로 읽는 경영의 기술’ 정도가 되지 않을까.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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