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업 종사자들의 고민·애환 녹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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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는 이곳에서 고인의 메이크업을 합니다. 간혹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 희노애락의 굴곡이 있습니다. 로또에 당첨된 것 같은 기쁨은 아니지만 마음이 채워지는 옅은 기쁨도 있고 보람도 있습니다. 제 손을 거쳐 가족들을 만나는 고인의 얼굴이 조금 더 예쁘고 생전의 모습에 가까우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습니다.(늦기 전에 말하세요, 사랑한다고)
#2. 어머니는 가셨지만 당신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종양내과 의사로서 쉽게 겪을 수 없는 이런 경험이 내가 돌보는 환자와 보호자들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어 질병뿐 아니라 마음까지 살필 줄 아는 나를 꿈꿔 봅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어머니에 대한 최고의 보답이기에….(의사이기 전에 아들이어야 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는 ‘특별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연세장례식장이 발간한 유가족 수기 모음집인 ‘슬픔 없는 이별이 어디 있으랴’(사진)의 발간 기념행사였다. 장례식장에 근무하는 직원, 장례용품 업체 관계자, 최근에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 등 120여명이 모였다.
장례업계 최초로 유가족 수기집 발간을 주도한 사람은 정병수 연세대 법인본부장. 정 본부장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장례와 관련해서는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고, 또 장례업 종사자에 대해 편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수기집이 장례업 종사자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 우리 사회가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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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17편의 수기를 묶은 3부 ‘나를 바꾼 장례식장, 내가 바꾼 장례식장’은 장례식장 각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로 엮었다. 고인의 말끔한 얼굴을 보며 유가족이 손을 잡고 고마워할 때 보람을 느낀다는 메이크업 담당 직원, 친구나 친척들에게 자신의 직장을 밝히지 못했는데 점차 유가족과 교감하며 인생관이 바뀌었다는 상담실 직원, 폭우가 내리는 산속에서 목매 자살한 시신을 옮겼을 때 유가족으로부터 눈물 어린 감사인사를 받으며 뿌듯했다는 운구 담당 직원 등 편견과 오해를 받으며 사는 그들의 고민와 애환이 녹아 있다.
이날 행사에서 축사를 한 김옥라 각당복지재단 이사장은 “20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 보냈을 때 이런 책이 있었으면 많은 위로가 됐을 텐데 아쉽다”며 “여러분의 이야기가 우리 사회에 한 줄기 빛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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