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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오전 2200억원 수준
신세계그룹이 서울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시설과 상가 등을 소유한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주식회사를 인수한다. 같은 블록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및 센트럴시티 상가와 연계해 이 일대를 ‘신세계 타운’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다. 롯데가 2009년부터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인수를 추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신세계가 지난해 인천점 부지를 롯데에 빼앗긴 것에 대한 ‘앙갚음’을 한 셈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날 오전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38.74%를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가격은 2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은 지난해 8월 금호산업으로부터 이 지분을 2000억원에 사들였다.
신세계는 중장기적으로 한진 천일고속 동부익스프레스 등 다른 주주들의 지분을 추가 매입한 뒤 터미널 시설 및 상가 재개발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이 곳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비슷한 쇼핑몰로 개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지하철 3개 노선(3, 7, 9호선)과 경부·호남 고속버스 고속터미널가 만나는 이 일대는 명실상부한 신세계 타운이 된다.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메리어트호텔, 호남선 인근 상가 등을 소유한 센트럴시티 지분 60.02%를 1조250억원에 매입했다.
신세계 입장에선 지난해 9월 인천점 부지를 롯데에 빼앗긴 ‘수모’를 되갚는다는 의미도 있다. 롯데가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눈독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2009년과 2012년 두차례에 걸쳐 금호산업 보유 지분이 매물로 나왔을 때 모두 인수 후보로 참여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당장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개발하기 위해 인수한 측면보다는 롯데의 반포 진출을 막기 위한 측면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마지막까지 인수 의사를 매각자 측에 타진했으나 신세계그룹과의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자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효/오상헌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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