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보고서로 본 삼성 LG의 과제는

입력 2013-04-02 17:47   수정 2013-04-02 17:53

“디지털이미징사업부에서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예측 가능한 시점에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을 하는 디지털이미징사업부에 대해 내린 자체 진단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작성한 2012년 연결감사보고서를 통해서다. 삼성전자는 분기마다 실적 발표를 하지만 디지털이미징사업부 매출과 영업이익은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오히려 디지털이미징사업부는 삼성전자에서 가장 잘 나가는 무선사업부와 함께 IT모바일(IM) 부문에 묶여 있어 그 실상이 가려져 있는 편이다.

그러다 이례적으로 작년 감사보고서에서 디지털이미징사업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부동산 시장의 권리금 같은 이 사업부의 영업권 가치는 매년 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0년 4703억원에서 2011년 2872억원, 2012년 826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인수·합병(M&A)전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은 대부분 영업권 가치에 의존하는데 이 사업부의 프리미엄은 2년 만에 5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디지털이미징을 제외한 다른 사업부의 영업권 가치는 상승했다. 메모리반도체사업부는 88% 상승했고 지난해 처음 평가 대상에 오른 시스템LSI의 영업권 가치는 1127억원이었다.

뿐만 아니다. 향후 미래가치를 나타내는 사용가치에서도 디지털이미징사업부는 뒷걸음질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연결감사보고서에서 디지털이미징사업부의 사용가치가 장부가격보다 2046억원 더 낮다고 평가했다. 가령 카메라를 만들기 위해 1조원짜리 장비를 들여왔는데 향후 이 장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8000억원 정도로 본다는 얘기다. 이런 장부가와 사용가치의 격차는 2010년 1539억원에서 2011년 1831억원으로 매년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카메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수년 전부터 삼성전자는 아날로그 렌즈교환식 카메라(DSLR) 대신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집중했다. 삼성은 작년 4분기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39% 점유율로 소니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현안이 디지털이미징사업부라면 작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본 LG전자의 과제는 개별 사업부보다 특정 지역에서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전 지역에서 매출을 늘린 데 비해 LG전자는 그렇지 못했다.

특히 ‘ACE’ 지역에서 부진했다. 작년 회사 전체 매출이 2011년보다 6% 가량 줄었지만 아프리카(Africa)와 중국(China), 유럽(Europe) 등에선 평균치를 밑돌았다. 2011년에 비해 지난해 아프리카·중동 지역 매출은 13.6% 감소했고 중국과 유럽에선 각각 14.9%, 23.1% 감소했다. LG전자의 텃밭으로 꼽혀온 아프리카·중동 지역에서 기대에 못 미친 것을 회사 내부에선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작년 7월 ‘하반기 글로벌 확대 경영회의’에서 “일정한 수익성을 확보했으면 단기 이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건전한 방향에서 매출을 늘려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작년 11월 임직원 간담회에선 “각 부서에서 월간 단위로 하던 매출과 재고 보고를 주간 단위로 바꾸자”고 했다. ‘매출 감소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즉각 대책을 세우라’는 지시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부터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나면 다른 사업부문 매출도 덩달아 증가해 지난해 일시적으로 부진했던 지역의 매출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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