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조선株, STX조선해양 쇼크 단기에 그칠 듯"

입력 2013-04-04 14:33  

STX조선해양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한 가운데 주요 조선사들 주가가 연일 약세를 나타냈다. STX조선해양 사태와 함께 조선사 차입금 가중 우려가 재부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조선사들의 차입금 부담 이슈는 새로운 위험 요인이 아니고,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향후 조선주 주가 향배는 수주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4일 오후 2시25분 현재 현대중공업은 전날보다 3500원(-1.72%) 떨어진 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20만원선을 하회한 주가는 19만7500원까지 밀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추진 소식이 전해진 지난 2일부터 이틀간 3.55% 하락했다. 이 밖의 주요 조선주들인 대우조선해양(-5.83%), 삼성중공업(-3.72%), 현대미포조선(-2.55%) 등도 약세를 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조선사들의 차입금 문제는 이미 시장이 인지하고 있는 이슈이고, 올 2분기 이후부터 헤비테일 선박의 인도분 증가로 STX조선해양을 제외한 대형 조선사들은 현금흐름이 양호해져 차입금 상환이 가능한 구조로 바뀌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대형 조선사들은 STX조선해양과 차별화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STX조선해양 자율협약에 따른 조선주 투자심리 위축은 단기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원은 "조선사들의 차입금 이슈는 새로운 얘기가 아니고, STX조선해양 사태도 해당 업체에 국한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등  국내 7개 조선사의 총 차입금은 전년 대비 43.8% 증가한 21조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최근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에 개선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수주 개선과 함께 가격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이란 진단이다.

김홍균 연구원은 "올 1분기 글로벌 상선시장이 부활의 조짐을 보인 가운데 한국 주요 조선사들은 해양생산설비가 주도하는 발주 추세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며 "상선시장은 유럽발 경기 침체가 심화된 2011년 2분기 이후 분기 기준 가장 높은 발주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대형 3사를 기준으로 올 1분기에 해양생산설비 총 5기, 58억8000만달러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고 김 연구원은 전했다. 이는 지난해 한해 수주한 11기, 122억4000만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이다.
 
조선사들의 1분기 실적은 부진할 전망이지만, 이는 시장에서 이미 인지하고 있는 만큼 수주에 보다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등 5개 조선사의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91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106.42% 개선된 수치이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40.57% 급감한 규모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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