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협 불안…한국에 남아도 되겠나"…주요 대학에 외국 유학생 학부모 문의 빗발

입력 2013-04-10 17:31   수정 2013-04-11 14:46

“가도 괜찮겠느냐.” “정말 위험한 상황이냐.”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으로 긴장감이 고조된 10일, 서울대 국제협력처에는 이 학교로 유학을 오려고 비행기 티켓을 끊어 놓은 예비 유학생과 외국인 교수 등의 문의전화가 하루 종일 빗발쳤다. 성정현 서울대 국제협력본부 교환학생 담당관은 “CNN 등 외국 언론이 연일 한국의 안보리스크를 크게 보도하는 터라 정작 한국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위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하루 연세대 국제처로 문의전화를 걸거나 상황을 파악하러 직접 찾아온 유학생은 70여명이나 됐다. 국제처 관계자는 “1주일 전부터 하루 두세 명씩 찾다가 이날 70여명이 몰려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긴급연락처는 다 확보했다”며 “긴급 대응 매뉴얼은 있지만 정부에서 공식 입장을 내놓기 전 학생들에게 전파하면 더 큰 혼란을 빚을 수 있어 개별 문의에만 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희대 국제교류처에는 이날 오후 3시부터 한 시간 동안 15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10명의 학생들은 학교를 찾아 상담을 했고 아예 휴학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안정되면 다시 오겠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국제교류처 관계자는 “교육부 차원의 지침도 없어 대사관별로 소개 지역이 있을 테니 대사관에 연락해서 소개지를 파악하라고 일러주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에서 온 엄맬라(21·의상학과 3년)은 “2년6개월간 한국에서 지냈는데도 불안하다”며 “상황이 더 나빠져 갇히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흑석동 중앙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국내에 교환학생을 보낸 덴마크의 서든덴마크대과 대만 국립중앙대 등 10여개의 자매대학에서 이날만 10여통의 이메일 문의가 왔다. 한국이 안전한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현재 중앙대에 유학 및 교환학생으로 나와 있는 학생은 총 1200명이다.

동국대 외국인 서비스센터에는 교환학생보다 학위를 따러 온 학생들의 상담이 이어졌다. 학교 관계자는 “학위 과정에 있는 유학생의 경우 길게는 2~3년 넘게 공부를 해야 해 귀국 여부를 신중하게 묻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호/박상익/홍선표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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