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픽업아티스트…사랑의 전도사? 탈선 유도 뚜쟁이?

입력 2013-04-12 17:38   수정 2013-04-12 21:31

일반적인 연애상담사들이 연애에 서툰 남녀를 상대로 이성에게 호감을 어떻게 줄 수 있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노하우를 전달한다면, 이성을 유혹하는 기술만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일부 픽업아티스트(pick up artist)에 대한 시각은 찬반이 엇갈린다.

픽업아티스트는 남성을 대상으로 여성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온·오프라인 강연을 통해 전파하고 있다. 통상 온라인 수업료는 30만원, 오프라인은 50만~200만원 선이다. 일부 유명 픽업아티스트는 한 달 수강료가 1000만원에 이른다. 국내 최대 픽업아티스트 인터넷 커뮤니티인 ‘마ㅇㅇ’에 소개된 유명 픽업아티스트의 강연 프로그램은 3일에 무려 187만원이다. 패션컨설팅, 이론강의, 시나리오 훈련, 실전 픽업 트레이닝 등이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 이들은 건방지고 재밌는(Cocky&Funny) 남자가 되어야 니(여자)가 나(남자)를 원하는 ‘니나원’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며 수강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마ㅇㅇ’에는 픽업아티스트의 강연을 듣고 ‘작업’에 성공했다는 후기들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올라온다. 문제는 사랑 없는 섹스에만 초점을 맞춰 사냥하듯 이성을 유혹하는 테크닉이 난무한다는 것이다. 후기들 대부분은 낯 뜨거운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픽업아티스트는 연애 상대를 객체화해 자신의 만족을 채우려는 인스턴트 애정의 상업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라며 “자신이 배운 ‘기술’이 잘 통하지 않을 경우 스토킹, 성폭행 등 다양한 비행으로 이어지는 창구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했다.

최승원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도 “픽업아티스트들이 기술로 유혹할 수 있는 여성은 특정 부류의 여성”이라며 “이를 모든 여성에게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 성범죄나 일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연애상담사 김씨는 “픽업아티스트 중에는 연애 관계가 잘 풀리도록 돕는 분파가 있고, 마음에 드는 여자와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는 부류가 있다”며 “질 나쁜 픽업아티스트들의 수법을 공개해 여성들의 피해를 막는 것도 연애 상담사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지훈/홍선표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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