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석 교수의 '두뇌창고를 넓혀라'] (8) 인터넷 중독 해법은?

입력 2013-04-15 11:33  

대전에서 서울 올라오는 2시간여 동안 옆자리에 앉은 젊은 여성이 내리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는 게 예사일 만큼 스마트폰의 열풍, 아니 스마트폰 중독은 전 국민적이다. 청나라 말 중국인의 아편중독이 이보다 심했을까. 
  
스마트폰은 가까운 거리에서 작고 밝은 불빛을 통해 몰입하므로 눈의 피로도가 높고 시력 저하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평소 눈은 1분에 40-60번 깜빡이는 게 보통이지만 작은 화면에 집중하면 깜빡이는 횟수가 40%로 현저하게 줄어든다. 때문에 눈물의 분비량도 줄어 쉽게 건조해지며 눈의 피로도도 그만큼 훨씬 높아진다. 그 결과 눈 결막염, 각막염증 등의 질환으로 발전한다. 일반적으로 TV는 50분 시청한 뒤 10분 가량 눈의 휴식이 필요하지만 스마트폰은 그 몰입도와 눈에 가중되는 피로도가 높아서 10분마다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청소년 게임중독의 문제가 큰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오늘날 P/C방에서 매일 산다는 아이들의 경우, 잠깐이 아니라 몇 시간, 심하게는 8시간 내내 게임을 즐겼다는 녀석도 있어 놀랍다. 게임 중독은 교과서처럼 흔히 내세우는 사행성, 폭력성, 선정성으로 인한 해독에 이어 시력 감퇴, 주의산만, 성격장애, 허리디스크와 함께 두뇌 손상은 필연적이다.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두뇌는 인터넷으로 인해 두뇌의 회로를 엉키게 한다.
 
참으로 청소년들에게는 뇌 손상이 큰 걱정이다. 미래학자 니컬러스 카는 "인터넷이 사람의 뇌를 얄팍하게 만든다"고 했다. 더 나아가 미디어 이론가 더글러스 러시코프는 "기억력과 사고력을 감퇴시킨다"고 주장했다. 무수한 자료가 인터넷은 두뇌, 특히 전두엽의 감퇴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데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저하되고 건망증 증세가 심해지는 상태인 디지털치매에 이르러 공부는 끝난다. 아울러 컴퓨터병인 VDT증후군(컴퓨터단말기증후군)도 당연한 산물이다.
 
학부모의 관심사는 어떻게 중독을 치료하느냐이다. 애닳아하는 엄마의 간곡한 임장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국내엔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인터넷중독대응상담센터’를 비롯한 인터넷중독센터가 꽤 있지만 가정에서 아이들의 인터넷을 끊게 할 간단한 방법은 없을까? 
 
상식적으로 1)인터넷 사용 시간을 정한다, 2)운동이나 바둑 또는 장기와 같은 대체할 놀이를 마련해준다. 3) 결코 혼자서는 못하게 한다. 4)꼭 필요할 때만 하게 한다 등의 준칙과 같은 요령이 나와 있지만 아이들의 중독증은 생각만큼 쉽사리 치료되지 않으니 걱정이다.
 
아이들은 공부를 못해도 두뇌 발달에는 매우 민감하고 머리가 좋아야 어느 직업이든 성공할 수 있다는데 크게 공감한다. “혹시 두뇌를 발달시킬 수 있다면 해볼래?” 하면 예외 없이 대환영이다. 이런 맥락에서 두뇌발달을 강력한 인센티브로 내세워 인터넷을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일책일 듯하다.           
 
심할 때에는 치료센터에 간 아들이 “엄마 하라는 대로 할 테니 제발 이곳에서 빼내만 달라”고 엉엉 울면서 하소연할 때 냉정했던 엄마처럼 독한 마음으로 다스려야 한다. 보통 치료센터에서는 5공 때 조폭도 벌벌 떨었다는 삼청교육대보다 훨씬 혹독한 훈련과 끔찍한 치료과정을 거치며 낫게 한다는 이야기이니 아이가 질겁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아직은 심각한 중독 상태엔 이르지 않았으나 못 믿어워 게임을 끊게 하고자 해도 남아도는 시간 무엇을 하며 지내란 말인가? 대안을 마련해주어야 해결이 손쉽다. 가령 ‘게임을 끊는다’ 하자, 당장 아이가 할 만한 게 무엇인가? 절대적으로 게임을 대신할 대체 놀이가 주어져야 한다. 앞서 컬럼 7회에서 말한 바둑은 최상의 대체 게임이자 두뇌 발달의 최고인 게임이지만 고학년이나 사정상 곤란한 학생은 독서만이 최고의 대안인데 어찌할까?    
 
부작용을 안고 있는 기존의 게임을 방치해서는 교육이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드높자 게임관련업 종사자는 물론 일선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 교수, 언론학, 정치학, 범죄심리학 등 각 전공의 학자, 변호사, 종교인 등이 뜻을 모아 지난해 말 (사)청소년게임문화협의회를 설립하고 초대 이사장으로 경찰대 박경현 명예교수를 선임했다. 
 
협의회는 게임 중독의 예방과 해소를 위한 ‘유해 게임물 정화 시스템과 ’청소년 상설 수련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유해 게임물을 대체할 수 있는 전통놀이 소재 게임물과 학교 교과 학습 관련 게임물을 연구 개발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게임을 연계해 학습에 대한 흥미를 주면서 학업성취도를 도모하려 계획하고 있다. 회원 사 중에는 전통놀이 소재 오프라인 게임물로 이미 4색 바둑과 윷놀이 등 개발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 ’게임 과몰입 예방과 해소 방안의 일환으로 智, 德, 體의 통합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바른게임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는데 기대된다. 
 
정헌석 < 전인코칭연구소장·전 성신여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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