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만원에 모십니다" 불법 사설택시 영업 적발

서울 강남 등 유흥업소 밀집지역에서 고급 승용차로 불법 택시영업(속칭 ‘콜뛰기’)을 한 일당 60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불법 택시영업을 한 혐의(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로 콜뛰기 업체 대표 박모씨(43)를 구속하고 다른 4개 업체 대표를 포함한 운전기사 59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박씨 등은 2010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벤츠, 그랜저 등의 고급 승용차로 승객을 목적지로 데려다 주며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강남 일대 유흥업소로 출·퇴근하는 여성들 뿐만 아니라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연예인과 일반 주부, 전문직 종사자, 학생 등 승객을 가리지 않고 영업을 했다. 경찰은 이들이 2년 반 동안 불법 택시영업으로 번 돈만 23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운송요금으로 강남권은 1만원, 강남 외 서울지역은 3만~5만원, 수도권 지역으로 갈 때는 10만원을 받아 왔다. 일반 택시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들은 강남 근처 유흥업소와 미용실 등에 명함을 뿌리며 손님을 끌어 모았다. 차량 안에 태블릿 PC와 담배, 생수, 물휴지, 스타킹 등 편의를 제공해 단골손님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에 검거된 운전자 네 명 중 세 명 꼴로 강·절도, 성매매 알선, 폭행 등 범죄 전과를 갖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영업에 이용된 차량 3대와 장부 등을 압수해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조사, 운전면허 취소·정지 등의 행정처분도 내릴 방침이다. 경찰이 불법택시 영업으로 적발된 피의자를 구속하고 차량 압수, 행정 처분에 나서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이 시작되자 운전사 다수가 잠적하거나 직업을 바꿨다”며 “장소를 옮겨 영업하는 일당도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외국으로 도주하는 등 종적을 감춘 이들도 수배해 끝까지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익/홍선표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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