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0만 가입자 앞세운 카카오…N스토어· T스토어와 '격돌'
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도 콘텐츠 유통 주도권 회복 노려
글로벌 가상재화 시장 규모…3년내 217조원으로 급성장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요즘 모두 한곳을 바라보고 있다. 콘텐츠 유통 시장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보급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이제는 스마트 기기를 통한 콘텐츠 소비가 본격적으로 일어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이동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를 늘린 것도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기존 3세대(3G) 이동통신보다 최고 5배 빠른 속도로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카카오, N스토어·T스토어에 도전장
카카오는 지난 9일 ‘카카오페이지’를 내놓으며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었다. 글, 사진, 만화, 소설, 교육, 음악 등 디지털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8300만명의 카카오톡 가입자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게임 유통에서 위력을 발휘했듯 카카오톡 친구들의 ‘입소문’으로 콘텐츠 소비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모바일 게임은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직접 다운로드 받을 수 있지만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중간 유통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게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국내 콘텐츠 장터인 NHN의 ‘N스토어’와 SK플래닛의 ‘T스토어’ 등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는 국내에서 주로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유통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N스토어나 T스토어는 전자책, 만화, 음악, 방송, 영화까지 모두 유통하면서 카카오페이지와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N스토어는 국내 최대 인터넷포털인 네이버를 통해 콘텐츠가 검색될 수 있다는 이점을 내세운다. NHN 관계자는 “원하는 콘텐츠를 검색해서 찾은 후 별도로 앱 장터를 가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있다”며 “연재가 완료된 웹툰 등 유료 콘텐츠 판매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T스토어는 2009년 9월 문을 열어 국내 콘텐츠 장터 중 가장 오래됐다. SK플래닛 관계자는 “게임, 앱, 주문형동영상(VOD), 음악, 전자책, 웹툰, 쇼핑, 쿠폰 등 총 40만건의 방대한 콘텐츠가 준비돼 있어 T스토어 이용률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모바일 웹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 KT, LG유플러스도 콘텐츠 사업 강화
이동통신사들도 더 이상 콘텐츠 유통 시장의 주도권을 뺏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거 피처폰 시대에는 벨소리, 게임, 만화 등 콘텐츠 유통을 이통사들이 꽉 잡고 있었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서면서 주도권을 다른 앱 장터들에 내주고 말았다.
KT는 이석채 회장이 최근 전 직원에게 ‘가상재화 유통그룹으로의 도약’을 다짐하는 이메일을 보내는 등 콘텐츠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나우콤, 엠게임 등 국내 게임업체 7곳과 컨소시엄을 구성, 만화 열혈강호를 소재로 하는 모바일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또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영화, 드라마, 음악, 게임, 전자책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출범시키며 콘텐츠 유통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디어로그는 영화 VOD 전문 포털인 ‘무비팟’과 온라인 클래식음악 교육서비스인 ‘클래식팟’을 내놓았다. 지난 1월에는 소셜 역할수행게임(RPG) ‘테일즈 오브 데오니아’를 카카오톡용 게임으로 출시하며 모바일게임에 힘을 쏟고 있다.
# 가상재화 시장, 2016년 217조원 달해
스마트 기기를 통한 콘텐츠 유통 시장은 앞으로 급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글로벌 가상재화 시장 규모가 2011년 308억달러(약 34조7900억원)에서 2016년 1921억달러(약 217조원)로 6배 이상 커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6년까지 스마트폰이 20억대 이상 보급되고 태블릿PC와 스마트TV도 매년 평균 50%와 27%씩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가상재화는 △무형의 디지털로 존재하고 △네트워크로 유통되며 △스마트 단말기에서 소비되는 재화를 말한다.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행태도 점차 돈을 주고 사보는 방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콘텐츠 유료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이미 소비자들의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유료 지불 의사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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