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차세대 금맥은 ESS"…전기 저장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쓴다

입력 2013-04-16 17:31   수정 2013-04-16 23:41

이탈리아에 1㎽급 공급
유럽시장 공략 가속도
<에너지저장장치>



삼성SDI가 전지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에 이어 이탈리아 최대 전력회사인 에넬(ENEL)사의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에 1㎿급 ESS를 공급하기로 했다.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의 핵심 장치인 ESS는 커다란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기를 저장한 뒤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2020년까지 시장이 매년 두 배 이상씩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 최대 전력사에 공급

삼성SDI는 이탈리아 에넬사와 현지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Grid4EU)에 1㎿급 ESS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6일 발표했다. 에넬은 이탈리아 전력발전 시장의 약 85%를 차지하는 회사다.

삼성SDI가 공급하는 ESS는 이탈리아 중북부의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에 세워지는 태양광 발전시스템에 설치될 예정이다. 태양광으로 생산될 전기를 저장하는 데 쓰인다. 함께 설치될 전력변환시스템(PCS)과 전력관리시스템(EMS)은 현지 업체인 루치오니가 공급한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원자력발전소 4기 증설 계획을 백지화하는 등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전기가 부족해져 인근 프랑스에서 막대한 양을 수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넬은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있다. 앞으로 추가 수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세계 1위의 리튬이온 전지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0년 시장 50배 커진다

이번에 공급되는 1㎿급 제품은 갤럭시S4에 장착된 2600mAh 용량의 배터리 10만4000개를 합쳐놓은 것과 같은 용량이다. 그만큼 가격도 높다.

ESS는 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할 때 출력을 안정화하는 데 쓰이지만, 정전 등 비상시에도 활용할 수 있다. 가정에선 심야전력 등을 저장했다가 피크타임에 쓸 수 있도록 해 전기 요금을 아낄 수 있는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ESS 시장은 이제 막 부상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인 파이크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시장 규모는 4억달러에 그쳤지만 2020년엔 193억달러 규모로 50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 리튬이온전기 세계 1위인 삼성SDI는 2010년부터 ESS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투자를 집중했다. 2011년부터 일본 니치콘사에 가정용 ESS를 공급하고 있다. 내년까지 일본 가정용 ESS 시장을 30% 이상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독일 카코사에 가정용·상업용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2월엔 미국 XP사와 함께 텍사스의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에 1㎿급 ESS를 납품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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