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IC카드가 보급되더라도 일반 신용카드 가맹점에서는 여전히 마그네틱 결제 단말기를 쓸 수밖에 없다. IC칩과 마그네틱 겸용 카드를 만들었지만 정작 보안성이 높은 IC칩을 이용한 결제는 하지 못하고 여전히 마그네틱 방식의 결제를 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국내 IC칩 결제 단말기 보급 비율은 2011년 말 기준 292만대 중 27.7%인 81만대에 불과하다. 정부가 IC칩 결제 를 2015년부터 전면 시행하겠다고 공지했지만, 대당 15만~20만원에 달하는 단말기 교체 비용을 두고 신용카드사와 결제대행업체인 밴(VAN)사, 신용카드 가맹점 사이에 힘겨루기를 하느라 언제 바뀔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 결제 단말기 제조업체 대표는 “대당 15만원이라고 해도 전국의 단말기를 바꾸려면 수천억원이 들 것”이라며 “갈등이 계속되면 2015년이 넘어도 IC칩 100% 사용은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외 신용카드의 국내 사용은 국내 IC카드 전환 정책과는 한발 떨어져 있다. 해외 신용카드는 2015년 이후에도 여전히 마그네틱 방식으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카드가 모두 IC카드로 바뀐다 하더라도 해외에서 위조된 신용카드가 버젓이 유통될 위험을 안고 있는 셈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카드 결제가 대부분 IC카드로 이뤄지기 때문에 마그네틱카드 사용이 가능한 한국으로 범죄가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IC카드 사용을 강제할 수 없다면 마그네틱카드를 사용할 때 비밀번호를 요구하거나 사용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서라면 마그네틱카드 사용은 허용하되 IC카드를 쓸 때처럼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결제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김근만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2대장은 “해외 관광객들의 마그네틱카드 사용을 모두 막을 수 없다면 면세점, 백화점, 명품매장만이라도 IC카드만 쓸 수 있게 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 결제시 IC카드를 쓰도록 안내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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