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 기자 / 사진 이현무 기자] 배우 이도아(27)도 영화 '노리개'(감독 최승호, 제작 마운틴픽쳐스)는 꽤 충격이었나보다. 그는 "영화를 보는 내내 손에서 땀이 나고 긴장이 됐다"라고 운을 뗀 뒤 "완성된 영화를 본 것이 처음이라 되게 기분이 안 좋았다"라고 시사회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고 많은 친구들이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굉장히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저도 소문은 들어봤죠. 후배나 동생들 중에 그런 성상납 제의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일까? 사실일까? 하고 넘어갔는데 이제 영화로까지 나왔으니깐요. 하지만 깨끗하고 좋게 일하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아요."
최근 기자와 만난 이도아는 극중 유명 여배우 고다영 역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170㎝의 키에 48㎏으로 모델 포스를 뽐내며 "배고픈게 제일 힘들다"라며 눈을 초승달로 만든 이도아는 "원래는 22살 때 모델로 시작을 했다가 연기에 관심이 있어 노선을 바꿨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주변 친구들의 권유도 있었지만 연기에 대한 본인의 열정도 대단했다. 이도아는 고다영 역을 위해 '노리개' 최승호 감독과 미팅자리에 아이디어를 많이 갖고 갔다. 룸살롱 장면에서는 민지현(정지희 역)과 기주봉(현성봉 역)의 괴성을 듣고 '뭐지'라는 생각에 문을 열어보는 연기였지만 그는 최승호 감독에게 "이건 이미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예상을 하고 열어보는 것 같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으며 배경음악으로 오페라 음악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에 최승호 감독은 그날 저녁 바로 이도아에게 고다령 역을 맡기겠다는 연락을 해왔다고.
"감독님은 영화에 너무 심취돼 있으셨어요. 감독님이 연기를 하셔도 될 정도였죠. 굉장히 몰입을 하셔서 힘들어하셨어요. 씬마다 괴로워하셨는데 배우들이 감독님을 위로해드렸을 정도에요."
이도아는 이어 민지현에 대해 극찬했다. 그는 민지현의 연기에 대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여자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며 "배우니까 시나리오에 노출신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여자로서 하기에는 불편한 점도 많다. 많은 스태프들 앞에서 연기를 해야한다는게 쉽지 않은 부분인데 민지현의 연기를 보고 많이 신경써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로 최승호 감독은 일부러 여성 조감독을 붙여주는 등 민지현을 배려했다. 민지현 역시 "현장은 매우 따뜻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도아에게 스스로 내린 연기평가에 대해 물었다. 이에 그는 "많이 걱정했다. 보신 분들이 평가를 내리실텐데 제가 봤을 때는 아쉬운 연기가 많았다"라면서 "너무 아쉬운데 그런 부분이 들켜버릴까봐 걱정이 된다. 많은 관계자분들이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법정 신에서 좀 더 눈물을 흘리거나 오열에 집중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도아는 어떤 역할을 맡아보고 싶냐는 질문에 "멜로나 로맨스를 보면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사랑이 나오지 않냐"라면서 "여자가 곤경에 빠지는 모습에 남자가 나타나 모든 것을 해결해주고 케어해주는 그런 것, 저도 드라마에서라도 한번 받아보고 싶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노리개'는 '연예계 성상납'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며 대국민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된 법정 드라마다. 여배우 정지희(민지현)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비극 앞에서 열혈 기자 이장호(마동석)와 여검사 김미현(이승연)이 진실을 쫓아 거대 권력 집단과의 싸움을 벌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상: 스타일난다/ 슈즈: 스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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