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속 사람, 사랑 스토리] "유방암 수술 아내 뒷바라지 ... 보험의 가치 다시 느꼈어요"

입력 2013-04-21 16:32  

2004년 말 아내는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당시 아내의 나이는 43세.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제발 오진이길 바랐다. 악성이 아닌 양성 종양이길 바랐지만 암이라는 의학적 증거 앞에는 대항할 힘이 없었다.

알고 지내던 대학병원 교수님께 의뢰해 다행스럽게도 수술 날짜는 빨리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유방암 판정을 받은 지 2주 만에 아내는 수술실로 향했다. 암은 2기 정도 진행 상태였고 수술도 비교적 잘 끝났다는 주치의의 설명이 있었다.

당시 나는 지방에서 근무 중이었다. 아내의 수술 후에도 입원실을 지킬 수 있는 형편이 못 됐다. 어려울 때 곁에서 함께 고통을 나누는 게 부부인데, 고통으로 신음하는 아내를 두고 주말 부부로 멀리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 괴로웠다. 먹고 사는 게 급해서라고 스스로에게 변명을 했다. 감사하게도 아내는 2주 만에 퇴원했다. 병원비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아내가 보험설계사를 한 적이 있어 암 보험은 물론 다른 보험까지 가입돼 있었다. 병원비 걱정은 없었다.

경험하고 나서야 알았지만 암 수술을 하고 나면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부분과 건강식품 구입을 위한 비용이 더 들어간다. 능력만 있으면 어떤 고액의 치료나 건강식품이라도 쓰고 싶은 게 암 환자 가족의 마음이다. 나는 아내에게 나온 보험금을 병원비는 물론 암 환자에게 좋다는 민들레 상황버섯 홍삼 등의 식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

겪고 보니 그래서 보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비뿐만 아니라 수술 이후에 필요한 항암치료와 여러 가지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말이다. 건강할 때는 몰랐던 보험의 가치를 가족이 아프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다.

아내는 건강을 다시 찾았다.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이는 발생하지 않았다. 수술 후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로 본다는 이론적 판정이 있지만 10년 생존율 55%라는 통계수치가 마음에 걸린다. 그래도 말기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돈이 없어 병원 문턱에도 가지 못하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아내의 암 투병 덕분에 주말에는 집안 청소와 다리미질, 설거지 등 잡다한 집안 일을 돕는 남자가 됐다. 나도 지치고 쉬고 싶을 때가 있지만 20년 동안 내조받은 빚을 갚기 위해 오늘도 즐겁게 봉사하고 있다.

▶이 글은 2012년 삼성생명이 주최한 보험수기 공모전에서 수상한 글을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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