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지내던 대학병원 교수님께 의뢰해 다행스럽게도 수술 날짜는 빨리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유방암 판정을 받은 지 2주 만에 아내는 수술실로 향했다. 암은 2기 정도 진행 상태였고 수술도 비교적 잘 끝났다는 주치의의 설명이 있었다.
당시 나는 지방에서 근무 중이었다. 아내의 수술 후에도 입원실을 지킬 수 있는 형편이 못 됐다. 어려울 때 곁에서 함께 고통을 나누는 게 부부인데, 고통으로 신음하는 아내를 두고 주말 부부로 멀리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 괴로웠다. 먹고 사는 게 급해서라고 스스로에게 변명을 했다. 감사하게도 아내는 2주 만에 퇴원했다. 병원비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아내가 보험설계사를 한 적이 있어 암 보험은 물론 다른 보험까지 가입돼 있었다. 병원비 걱정은 없었다.
경험하고 나서야 알았지만 암 수술을 하고 나면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부분과 건강식품 구입을 위한 비용이 더 들어간다. 능력만 있으면 어떤 고액의 치료나 건강식품이라도 쓰고 싶은 게 암 환자 가족의 마음이다. 나는 아내에게 나온 보험금을 병원비는 물론 암 환자에게 좋다는 민들레 상황버섯 홍삼 등의 식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
겪고 보니 그래서 보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비뿐만 아니라 수술 이후에 필요한 항암치료와 여러 가지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말이다. 건강할 때는 몰랐던 보험의 가치를 가족이 아프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다.
아내는 건강을 다시 찾았다.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이는 발생하지 않았다. 수술 후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로 본다는 이론적 판정이 있지만 10년 생존율 55%라는 통계수치가 마음에 걸린다. 그래도 말기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돈이 없어 병원 문턱에도 가지 못하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아내의 암 투병 덕분에 주말에는 집안 청소와 다리미질, 설거지 등 잡다한 집안 일을 돕는 남자가 됐다. 나도 지치고 쉬고 싶을 때가 있지만 20년 동안 내조받은 빚을 갚기 위해 오늘도 즐겁게 봉사하고 있다.
▶이 글은 2012년 삼성생명이 주최한 보험수기 공모전에서 수상한 글을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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