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왜이래" 상무가 女승무원에 행패

네티즌들 "국제적 망신"
SNS서 신상털기 … 파문 확산


대기업 임원이 항공기 기내에서 여성 승무원을 폭행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누리꾼 사이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21일 대한항공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인천을 출발,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향하던 항공기에 탑승했던 포스코에너지의 A상무는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담당 승무원 B씨의 얼굴을 잡지로 때렸다. 온라인커뮤니티 게시글에는 비즈니스석에 탑승한 A씨는 이륙 전부터 옆자리가 비어있는 좌석으로 자리를 바꿔달라며 승무원들에게 여러차례 터무니없는 요구를 했다.

비행기가 이륙한 후 기내식이 제공되자 이번에는 “밥이 설익었다”며 기내식을 바꿔달라는 등 기내식에도 불만을 표시하더니 결국 “라면이라도 끓여오라”고 주문했다. B씨가 라면을 끓여오자 이번에는 “라면이 설익었다” 등의 이유로 여러 차례 “다시 끓여오라”고 요구했다.

급기야 A씨는 “왜 라면을 주문했는데 가져다 주지 않느냐”며 들고 있던 잡지책으로 B씨를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그러나 폭행 사실을 부인하며 “책을 들고 있는데 승무원이 와서 부딪쳤다”고 주장했다. 기내 폭행사건을 보고받은 기장은 착륙 전 미국 당국에 이 사실을 신고했고, 출동한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A씨에게 ‘입국 후 구속 수사’와 ‘미국 입국 포기 후 귀국’ 등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A씨는 미국 입국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네티즌은 이 사건의 가해자 A씨에 대한 ‘신상털기’에 나서 어느 회사, 어느 부서의 누구인지 실명까지 공개하며 “국제적 망신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등의 비난글을 쏟아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날 “A씨에 대한 고소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항공규정에 따라 대처했고 후속조치는 사건을 면밀히 검토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김인완/박상익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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