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호실적이 예상되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기대로 증시가 반등세를 타고 있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반등을 전망하기 보다는 청산가치 수준인 1900선을 저점으로 바닥을 높여가는 과정으로 풀이해야 한다고 증시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시장이 그동안 급락에 대한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지만 아직 명확한 방향성을 나타내고 있지는 않다"면서 "국내 주요 IT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가 충족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선 2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애플의 실적을 확인하고 그 파급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이미 이달초 잠정적으로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IT 기업들의 호조세가 예상되고 있지만 애플 실적에 따라 증시에 미칠 파급력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 실적의 부진 정도에 따라 국내 애플 관련 부품주에 미칠 파장이 커질 수 있고, 확대 해석될 경우 스마트폰 산업 전체의 수요 둔화 우려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예상보다 호실적이 나올 경우에는 산업적인 호황으로 해석할 수 있어 삼성전자 등 국내 IT 기업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
하지만 코스피가 1900선을 저점으로 다지면서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어 일단은 현재 국면에서 실적개선 모멘텀이 살아있는 정보기술(IT)를 중심으로 한 저가 매수는 유효하다는 진단이다.
양 이사는 "코스피가 1900선을 기점으로 반등에 나서면서 1900선 지지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면서 "반등 탄력이 강하진 않지만 하방에 대한 믿음도 커지고 있어 증시는 단기간 1940~196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IT를 비롯해 중국 관광객 증가 수혜주로 꼽히는 여행, 카지노, 화장품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등이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상반기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추세적인 반등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소재, 산업재 업종과 같은 경기민감업종의 경우 2008년 금융 위기 직후 수준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록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점진적인 비중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일본의 엔저(低) 유도 정책이 사실상 용인된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 요인이다.
지난 18~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일본의 통화정책은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고 내수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명시해 일본의 양적완화가 국내용일 뿐 엔저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는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했기 때문이다.
이날 엔화는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며 99엔대 후반까지 올라 100엔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개념적 측면에서 자국 이득을 위한 환율 정책은 안된다는 문구가 나와야 하는데 그런 강력한 메시지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엔저 기조가 용인되면서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자동차 등 국내 주요 수출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해당 기업의 경우 향후 실적을 확인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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