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00엔 시대가 임박함에 따라 자동차 조선 철강 기계 등 일본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업체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한국 주식을 팔고 일본 주식을 사는 외국인 때문에 상당 기간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현대증권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연초 이후 지난 22일까지 일본 주식을 644억9000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지만, 한국 주식은 42억달러어치 순매도했다. 아시아 신흥국 7개 증시에서 외국인이 순매도한 국가는 한국을 제외하면 태국뿐이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엔·달러 환율 상승)가 상당 기간 지속되며 코스피지수가 일본 닛케이225지수보다 덜 오르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보다 일본 증시를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며 “엔화 약세가 달러당 100엔 선에서 진정되고 상장사의 실적 개선이 확인돼야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 중에선 자동차 철강 조선 기계업종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철강이나 자동차 주가가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까지 주가가 오르긴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형 정보기술(IT)주는 엔화 약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와 휴대폰 업체들은 일본 업체들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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