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요건 갖췄지만
거래소, 활성화 대책 마련 못해
한국거래소가 거래가 없어 상품기능을 상실한 파생상품들을 ‘유동성관리상품’으로 지정해놓고도 정작 활성화 대책을 내놓지 않아 ‘시장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살릴 상품은 적극적으로 살리고 없어도 되는 상품은 상장폐지해 시장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37개 파생상품 1분기 거래량 ‘0’
25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유동성관리상품으로 지정된 파생상품은 총 38개다. 유동성관리상품은 직전 3개월간 하루평균 거래량이 일정 요건(주가지수 파생상품 300계약, 개별주식 파생상품 50계약, 금리 파생상품 200계약, 통화 파생상품 100계약, 금·돈육 파생상품 50계약)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매달 첫 거래일에 지정한다. 4월 기준 유동성관리상품 38개 중 이마트선물(14계약)을 제외한 주식옵션 미국달러옵션 5년국채선물 스타지수선물 등 나머지 상품들은 지난 1~3월 하루평균 거래량이 ‘0’이었다.
◆“상장폐지 가능한데 붙들고 있어”
거래소는 유동성관리상품으로 지정된 뒤 해제되지 못하고 4년이 지난 상품 중에 △직전 2년간 하루평균 거래량이 유동성관리상품 지정 요건의 10% 미만이고 거래체결일수가 총 거래일 수의 10% 미만이며 △거래소의 정성평가 점수(12점 만점)가 6점 미만인 경우 ‘상장폐지 예고상품’으로 지정하고 상장폐지 절차를 시작하게 된다.
스타지수선물, 삼성전자옵션 등 주식옵션 27개, 미국달러옵션, 5년국채선물, 금선물 등 31개 상품은 거래소의 정성평가 점수를 제외한 나머지 요건을 갖췄지만 상장폐지 예고종목으로 지정된 적이 없다. 거래소가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상품을 유지 비용을 들여가며 억지로 붙잡고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거래소, “당장은 대책 없다”
거래소는 상장을 유지시키면서 활성화 대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작년부터 주식옵션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스터디’ 수준이다.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관계자는 “상품성이나 제도에 문제가 있어 거래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며 “해외에서도 거래가 안되는 상품을 바로 상장폐지하진 않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상품의 경우 유동성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스터디하고 있지만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매매 서비스 중단
유동성관리상품들이 기능을 상실하자 투자자들은 물론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들도 외면하고 있다. 스타지수선물이 대표적이다.
대신증권은 다음달 3일부터 스타지수선물 거래와 시세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거래 부진으로 시세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국내 증권사 파생담당 연구원은 “활성화 가능성이 있는 상품은 제도 개선을 통해 살려놓고 가능성이 없는 상품은 리뉴얼을 하든 없애든 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거래소가 파생상품 건전화와 활성화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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