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삼성 '조명 칩' 올인…불밝힌 LED시대 불붙은 싸움
‘에디슨의 백열전구는 더 이상 없다.’
24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컨벤션센터에서 시작된 북미 최대 규모의 ‘국제조명박람회(LFI) 2013’. 넓게 펼쳐진 4만9100㎡(1만4852평) 규모의 전시 공간이 발광다이오드(LED) ‘빛’으로 가득 찼다. 500여 전시회 참여 업체가 공통적으로 미래 조명의 주인공으로 앞세운 것은 LED였다.
지난해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이 에너지 절감을 위해 백열등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를 들고 나오면서 LED 전구 시대가 본격 열릴 조짐이다. 2010년 10만원 선이던 LED 전구값이 최근 1만원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LED 조명 시장 확대에 불을 지피고 있다. 1879년 토머스 에디슨이 발명한 백열전구는 130여년의 영화를 뒤로하고 무대 뒤로 퇴장하는 중이다.
LED TV가 출시되던 2009년만 해도 LED는 블루오션 사업이었다. TV 업계가 LCD TV의 백라이트유닛(BLU·디스플레이 뒤쪽에서 빛을 내는 광원)을 기존 형광등(CCFL)에서 LED 제품으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LED를 그룹의 5대 신수종사업으로 키우겠다며 삼성전기가 하던 LED 사업을 삼성전자로 옮겼다. LG이노텍은 1조2000억원을 투입, 2010년 세계 최대의 생산라인을 완공했다. 중국과 대만, 일본업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TV BLU의 LED 전환은 예상만큼 빠르지 않았다. 기존 업계가 CCFL값을 떨어뜨리면서 가격경쟁력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수요가 부족하다 보니 LED 가격도 덩달아 떨어졌다. 양산에 나서자마자 레드오션 시장으로 변한 것이다.
게다가 기술 발전으로 빛 효율이 개선되며 LED TV 1대에 들어가는 BLU용 LED칩 수가 감소했다. 42인치 TV를 기준으로 2009년만 해도 1200여개의 BLU가 들어갔으나 최근엔 30~50개 수준으로 줄었다. 2011년 4분기 LED 업체 가동률은 30%까지 떨어졌고, 대부분 적자에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불행한 일이었지만, LED 업계엔 반전의 계기가 됐다. 세계 각국은 탈(脫)원전을 추진하면서 에너지 절약을 위해 백열등과 형광등 규제에 나섰다.
대안은 LED 전구로 모아졌다. TV 등의 부품용 LED칩을 조명용 칩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게 된 것이다. 60W 백열등을 켜려면 60W 전기가 필요하지만, 같은 밝기의 LED 전구(850루멘·루멘은 LED 밝기 단위)는 5~6W면 된다. 수명도 2만~5만 시간에 달해 10년은 너끈히 쓸 수 있다. 수은, 납 등 환경오염 우려도 없다.
이에 따라 연간 120조원 규모인 세계 조명 시장에서 LED 전구의 폭발적 약진이 예상되고 있다. LFI의 LG이노텍 부스는 전 세계에서 온 바이어로 북적였다. 조명 유통업체인 미국 퓨처라이팅솔루션사의 스테파니 잉 매니저는 “LG이노텍의 LED 광원은 품질이 세계 최고인 데다 가격경쟁력도 높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다음달 1W의 전기 소비로 170루멘의 밝기를 구현하는 LED 전구용 칩을 양산한다. 미국 에너지부가 2014년께 개발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2년 앞서 기술혁신을 이뤘다.
조명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해 LED를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정하면서 공공분야 LED 조명시장에 대한 대기업 참여를 원천적으로 막아버렸다. LG 삼성 등은 국내 시장에서 쫓겨나 해외부터 개척해야 하는 처지다.
필라델피아=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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