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수직계열화 부작용 정밀 검토"

입력 2013-04-26 02:46  

첫 방문지로 부평공단 찾아 "中企 진입 막으면 안돼"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은 25일 “수직계열화의 원인과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이날 인천 부평공단에 있는 휴대폰 카메라 부품업체인 태성엔지니어링을 방문, “수직계열화는 효율성 측면 등 장점도 있지만 새로운 기술개발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수직계열화는 기업이 계열사를 통해 원료 조달에서 제품 생산까지 일관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것으로 국내 대기업 집단의 특징 중 하나다. 대기업이 원재료나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효율성이 높지만 계열사외에 다른 납품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막는 단점도 있다.

지난 23일 취임한 노 위원장은 ‘과도한 납품단가 인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첫 현장 방문으로 부평공단을 택했다. 13개 중소 부품업체와의 간담회에서 노 위원장은 “(불법 하도급 관행 등) 현상이 고착화되면 나중에 이를 치료하는 데 비용이 엄청나게 들 수 있다”며 중소기업인들에게 어려운 현실을 자세히 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태용 태성엔지니어링 대표는 “회사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소량 다품종 생산체제를 갖추고 싶지만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다른 분야에 진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부당한 몰아주기는 중소기업이 살아갈 터전을 없앤다”고 지적했다. 노 위원장은 “핀란드의 경우 노키아가 쓰러졌을 때 부품 납품 업체들이 다 죽을 줄 알았지만 건재했다”며 “벤처기업들이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나라는 몇 개 대기업이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납품기업들의 자율성이 없어지고 기술 종속으로 대기업이 망하면 부품을 팔 수조차 없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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