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에 '한국'만 표시해도 국가브랜드 뛰어오를 것"

입력 2013-04-30 17:19   수정 2013-04-30 23:33

세계경제硏, 기 소르망 교수 강연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에 ‘자랑스러운 한국산’이라고 새겨보세요.”

프랑스 출신의 석학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 교수(사진)가 내놓은 한국형 창조경제에 대한 조언이다. 기존에 없던 무언가를 만드는 데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현재 한국이 가지고 있는 자산부터 제대로 활용하라는 주문이다. 그는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한국무역협회 주최 강연회에서 “갤럭시에 ‘한국’이란 단어 하나만 표시해도 국가브랜드 가치는 훌쩍 뛰어오를 것”이라며 “한국이 왜 갖고 있는 산업과 문화를 적극적으로 브랜드화하지 않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독창적인 역사와 문화, 산업을 경제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로 국립박물관을 들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처럼 관광상품으로 만들수 있는데도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아 부가가치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르망 교수는 또 “독일은 대문호 괴테의 이름을 딴 괴테인스티튜트를, 중국은 공자학원을 세계 각국에 세워 자신의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며 “한국의 세종연구소는 솔직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국가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삼성과 LG 같은 대기업들의 마케팅 능력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한국 기업들의 마케팅 실력은 세계 최고인데, 막상 한국의 국가브랜드 홍보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기업들의 능력을 빌려야 한다”는 얘기였다. 이처럼 한국이 국가브랜드에 신경 쓰지 못한 이유에 대해 그는 “그동안 한국 정부가 수출 등 양적인 부문의 실적에만 신경을 쓰느라 브랜드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엔 소홀했다”고 분석했다.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이민정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국에 오길 원하는 사람만 받을 게 아니라, 한국에 와야 할 사람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외국인 근로자 수를 매년 직종별로 조사해 필요한 인력에 한해 이민을 받고 있는 스위스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르망 교수는 또 “한국을 찾는 실력파 외국인 유학생을 늘리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이들이 나중에 한국을 알리고 해당국 사업을 함께하는 ‘민간 외교관’으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성장하고 있는 노인 관련 시장의 중요성도 짚었다. 그는 “늘어나는 노인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알고 있는 국가가 별로 없다”며 “엄청난 규모의 노인시장을 개발하고 활용하기 위해 정부가 노인 관련 교통, 의료, 주택 연구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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