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음식료株…급히 먹다 체할라

입력 2013-05-01 17:03   수정 2013-05-02 00:28

업종 주가지수 사상 최고…오리온 PER 40배로 과열…빙그레·롯데제과도 급등
CJ·GS홈쇼핑도 거품 우려…"실적이 주가상승 못쫓아가"…증권사들 '비중 축소' 검토




음식료 홈쇼핑 같은 내수주에 가격 ‘거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가 상승 속도가 실적이 못쫓아 갈 정도로 너무 빨라서다. 이러다 보니 일부 종목은 시장 평균 대비 3~4배씩 프리미엄을 받을 정도다. 아직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곧 꺾일 것이란 ‘경고음’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음식료 PER 20배 ‘육박’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음식료 업종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넉 달 동안 14.28% 늘었다. 작년 말 27조1659억원이던 것이 4월 말 현재 31조468억원까지 불었다. 업종 주가지수는 4519.91로 사상 최고치 수준이다. 올해 예상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7~18배 안팎으로 코스피지수 대비 약 90%의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을 선점한 오리온은 PER가 40배에 육박한다. 빙그레 매일유업 롯데제과 등도 주가가 올 들어 급등하면서 20배 안팎을 오간다.

홈쇼핑주의 질주도 무서운 기세다.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은 일제히 최고가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GS홈쇼핑은 외국인이 올 들어 1192억원어치나 주식을 사들인 덕분에 주가가 약 50% 치솟았다. GS그룹 내 상장 계열사 중에서 GS건설과 덩치(시가총액)를 나란히 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외 여건이 수출기업들에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상대적으로 외풍을 덜 타는 내수주에 투자자들이 몰렸다”고 분석했다. 중국 등 새 시장을 뚫으며 수요층을 넓힌 것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익 증가폭이 주가 못따라가

당장 주도 업종이 부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안정적 이익이 나는 내수주를 투자자들이 내던질 여지는 작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정당화할 정도로 성장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예컨대 지난달 2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홈쇼핑은 영업이익이 3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증권사들이 투자의견을 낮추는 빌미를 줬다. GS홈쇼핑은 1분기 이익 증가폭이 컸음에도 외형을 나타내는 취급액이 2.5% 늘어나는데 그쳐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손윤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가격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며 “홈쇼핑주가 더 오를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음식료도 비슷한 상황이다. CJ제일제당 KT&G 등 일부 음식료주는 이미 주가가 조정을 받아 ‘한계에 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최근 음식료 업종 보고서에서 롯데제과 빙그레 등의 투자의견을 일제히 ‘중립’으로 낮춰 이런 우려를 반영했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는 음식료 업종 내에서 실적이 탄탄하고 주가가 싼 종목들이 선별적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산운용사들이 내수주를 매집하며 주가를 끌어 올려놨는데 이미 너무 많이 들고 있어 추가로 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비중축소(매도)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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