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공장을 추가로 신·증설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 회장은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정홍원 국무총리와의 만찬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가 공장은) 기회만 있으면 더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당분간 추가 증설을 하지 않는다는 현대차의 전략 수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작년 중국 베이징 3공장 준공 이후 올해는 추가 증설을 하지 않는다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정 회장도 올해 양적 성장보다 내실 경영에 주력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지난 3월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로 물량 부족을 겪으면서 증설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업계는 현대차가 추가 공장을 지을 경우 미국을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물량 부족을 겪고 있어서다. 현재 미국에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과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이 있다. 최근 2~3년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도 신·증설 후보지로 꼽힌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정 회장 발언은 당장 공장을 짓겠다는 뜻은 아니다”며 “다만 그룹 내부에서 공장을 추가로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정 회장은 설비투자를 늘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엔저 현상과 관련해서는 “엔저 탓에 수익성이 조금 악화될 수 있다”며 “하지만 (엔저 현상을) 꼭 나쁘다고 볼 건 아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것은 2011년 3월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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