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뒤처진 넥슨·엔씨
개발조직 확대 개편
넥슨과 엔씨소프트로 대표되던 국내 게임업계의 판도가 CJ E&M과 위메이드로 바뀌고 있다.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흐름이 달라지면서다. 매출 등 외형적 차이는 아직 크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한 CJ E&M과 위메이드로 이미 게임업계의 중심축이 이동했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CJ E&M·위메이드로 판도 바뀌어
5일 앱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시장에서 CJ E&M과 위메이드가 매출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구글플레이 순위에서 1위는 CJ E&M의 ‘마구마구2013’, 2위는 위메이드의 ‘윈드러너’가 차지했다. 또 CJ E&M은 ‘다함께 차차차’와 ‘다함께 퐁퐁퐁’을, 위메이드는 ‘에브리타운’을 10위권에 올려놨다. 8위를 차지한 ‘활’은 네시삼십삼분에서 개발했지만 위메이드가 이 개발사의 지분 27.5%를 갖고 있는 2대 주주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 게임 하나를 10위권에 올려놓기도 힘들다”며 “지금은 CJ E&M과 위메이드가 국내 모바일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실적도 올 1분기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대투증권은 CJ E&M의 게임부문 1분기 매출이 906억원으로 전 분기 497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로 뛰고, 영업이익은 5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 매출 347억원에 3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위메이드는 올 1분기에는 매출이 597억원으로 뛰고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윈드러너의 일본 진출 성공에서 보듯 앞으로 해외 매출이 더해지면서 두 회사의 실적 전망은 밝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온라인게임 부진이 약으로 작용
CJ E&M과 위메이드가 모바일게임 시장에 남들보다 일찍 뛰어든 데는 온라인게임 시장 부진이 한몫했다. CJ E&M은 1인칭 슈팅게임 ‘서든어택’을 넥슨에 빼앗긴 것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한 계기가 됐다. 게임하이가 개발한 서든어택은 2006~2008년 106주 연속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인기 게임으로 CJ E&M 게임부문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넥슨이 2011년 게임하이를 인수하면서 CJ E&M은 매출 감소를 겪어야 했다. 위메이드 역시 매출의 70%를 차지하던 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2’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모바일게임에 사활을 걸었다.
온라인게임에 주력해온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게임에서 뒤처지면서 최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넥슨이 게임하이를 인수하며 가져온 ‘서든어택’은 외국 게임 ‘리드오브레전드’에 밀려 1년 새 매출이 반토막 났다. 넥슨은 2011년 인수한 또 다른 온라인게임회사 JCE를 최근 매각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도 더 이상 온라인게임만으로는 미래 성장동력을 얻기가 힘들어졌음을 깨닫고 지난달 29일 모바일게임 개발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리지니2, 블레이드앤소울 등 엔씨소프트의 대표작 개발을 이끌어온 배재현 부사장을 총괄 책임자로 임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게임에서 계속 막대한 돈을 벌다 보니 모바일게임 진출이 늦어졌다”며 “흐름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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