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업계 2위 싸움 치열… 무학 '좋은데이' 약진

입력 2013-05-06 13:49  

국내 소주시장의 2위 싸움이 치열하다. 경남을 연고로 하는 무학이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을 위협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최근 한국주류산업협회가 발표한 2월 소주 출고량에서 점유율 13.5%를 기록해 업계 1위 하이트진로(49.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롯데(12.5%)를 3위로 끌어내렸다.

무학 측은 저도주 시장 저변 확대를 매출 증대의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저도주 시장은 지난해 출고량이 전년 대비 36%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무학의 대표 브랜드 '좋은데이'는 지난해만 1027만여 상자를 출고해 국내 저도주 시장에서 9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 라이벌 대선주조가 주춤한 사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부산 지역 점유율을 늘린 것도 영향을 끼쳤다. 부산은 원래 'C1소주'로 유명한 대선주조가 터줏대감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이어져온 대선주조의 경영권 분쟁을 틈타 무학이 최근 부산 지역 점유율을 60% 후반까지 늘렸다.

무학 관계자는 "젊은 층과 여성들을 중심으로 저도주 소비가 늘면서 출고량이 증가한 것"이라며 "부산 지역의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무학의 이 같은 약진에 업계는 내심 놀라는 눈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도주가 주류업계의 트렌드로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어 무학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무학이 아직 수도권에 진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2위 싸움을 하고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세에 힘입어 무학은 내심 수도권 진출도 바라보고 있다.

무학 관계자는 "도매상 영업망 확보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아 아직은 준비하는 단계"라면서도 "강남 일대에 갖고 있는 일부 수입주류 영업망을 기반으로 판촉 활동부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 측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무학에 잠시 2위 자리를 내줬던 지난해 5월과 8월은 공장 리뉴얼 문제로 생산량이 줄면서 생겼던 것"이라며 "올 2월도 업계의 순차적 가격 인상에 따른 '사재기 현상' 때문에 발생한 일시적 매출 부진"이라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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