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우리 계란이 더 좋아"

입력 2013-05-06 17:00   수정 2013-05-07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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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백신 핵심원료 유정란
"우리가 수율 더 낫다" 공방



녹십자가 단독으로 생산해온 국내 백신시장에 일양약품이 뛰어들면서 ‘계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충북 음성군에 600억원을 들여 백신공장을 건설 중인 일양약품이 오는 9월 본격 가동을 앞두고 독감용 백신의 핵심 원료인 ‘유정란’ 품질 문제를 들고나왔기 때문이다.

일양약품은 최근 세계적인 유정란 공급업체 지프(GEEP)와 계란 한 개를 1000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백신 수율 문제를 제기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지프는 백신용 유정란 공급만으로 연 매출이 1조원에 달하는 전문회사”라며 “계란 한 개에서 뽑아내는 백신이 한 사람분(1도스)을 넘을 정도로 수율이 좋다”고 말했다. 녹십자가 쓰는 유정란에서는 0.8~0.9도스 분량이 나오지만 지프의 유정란에선 1.3도스까지 추출이 가능하다는 게 일양약품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녹십자 유정란은 10일 동안 양계장에서 부화한 뒤 백신공장으로 옮겨오지만 우리는 낳자마자 공장으로 오기 때문에 무균 관리에도 보다 철저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녹십자는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아직 (백신을) 양산하지도 않으면서 ‘우리가 낫다’고 얘기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안정적인 유정란 공급을 위해 자체 조달하고 있는 국산 유정란이 원가와 경쟁력 면에서 유리하다”고 되받아쳤다.

독감 백신은 닭의 유정란에 바이러스를 넣어 백신을 얻어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유정란의 상태에 따라 채취되는 백신의 양이 달라진다. 녹십자는 2011년 전남 화순군에 자체적으로 마련한 양계장에서 유정란을 확보하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녹십자가 독점 생산해온 백신을 일양약품이 만들게 된 것은 정부가 백신 생산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위기대응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백신 생산이 본격화하면 양측의 신경전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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