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홍콩 ETF 매수…금융·석유株도 '러브콜'

입력 2013-05-07 17:08   수정 2013-05-08 00:04

국내투자자들, 해외시장서 뭘 사나 봤더니

비자·아레나제약 많이 사
美투자 1년새 65% 급증
환리스크로 日은 감소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 홍콩 등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개인투자자들은 S&P500 등 지수를 인덱스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해외 금융, 석유·가스 관련주가 국내 개인투자자의 ‘러브콜’을 받았다. 일본에 대한 투자액은 감소세를 보였다.

◆美 투자액 1년 새 65% 급증

7일 증권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된 외화주식은 6일 기준 3조6224억원어치로, 1년 전 3조1001억원어치와 비교해 16.8% 증가했다. 투자금액 기준 상위 10개국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일부 기관이나 법인이 예탁하지 않고 직접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급증했다. 1년 전 7008억원에서 1조1615억원으로 65% 늘었다. 투자액 상위종목은 대부분 ETF로 채워졌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주가 주로 속해 있는 미국 S&P500지수를 인덱스로 한 ETF(iShares Core S&P 500 ETF)에 국내 투자자들은 2000억원을 투자했다. 이 ETF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대표 상품으로 순자산이 420억달러에 이른다.

영국 일본 스위스 등 선진 증시의 대표종목을 편입한 ETF(iShares MSCI EAFE ETF)도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 MSCI 신흥 시장 지수를 인덱스로 삼는 ETF(iShares MSCI Emerging MKTS Index ETF)에도 622억원을 투자했다.

개별 종목 중에선 글로벌 결제업체 비자(683억원), 제약업체 아레나제약(477억원) 순으로 투자액이 많았다.

◆차이나가스에 홍콩 투자금 63%

홍콩 시장으로도 자금이 몰렸다. 8683억원어치의 홍콩 주식이 예탁결제원에 예치됐다. 1년 새 50.1% 증가한 수치다.

미국 시장과 달리 홍콩에서는 개별 종목이 큰 인기를 끌었다. 차이나가스홀딩스 한 종목에만 전체 투자금의 63%인 5485억원이 쏠렸다. 투자액의 절반가량인 2601억원이 최근 1년 새 순매수 한 금액이다.

차이나가스홀딩스는 중국 내 200여개의 도시가스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사로, 작년 영업이익은 2조2680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47.6% 늘어난 액수다. 주가도 올 들어 35.55% 상승하는 등 최근 큰 폭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보험회사인 중국인민재산보험에 대한 투자가 431억원으로 2위였다. 홍콩의 대표적 ETF인 ‘CHINA AMC CSI 300 index ETF’는 119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인수생명보험(109억원) 차이나모바일(100억원) 등의 순이었다.

반면 투자액 기준으로 1위 국가인 일본(1조3317억원)에서는 1년 새 209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된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은 투자액이 종전 5134억원에서 3187억원으로 37.9% 감소했다. JX홀딩스 골드윈 JEF홀딩스 등 투자액 상위 종목에서도 10% 안팎의 자금이 빠져나왔다.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팀장은 “일본 증시가 올 들어 급등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아졌지만 엔화 약세 탓에 환차손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며 “일부 뭉칫돈은 이를 감수하고 도요타 소니 등 일본 대표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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