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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 초반부터 100엔대에 진입한 뒤 100.90엔(오후 3시 기준)까지 올랐다. 엔·달러 환율이 100엔대를 기록한 것은 2009년 4월14일 이후 처음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건 ‘무제한 금융완화’가 100엔을 돌파한 가장 큰 요인이다. 달러 대비 엔화값은 아베 총리 취임 후 약 5개월 동안 20% 이상 떨어졌다.
특히 최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5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달러화가 강세를 띤 것이 엔저(低)를 부추겼다. 노무라증권은 오는 7월 일본 참의원 선거 때까지 엔화값이 105엔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파른 엔저로 국내 기업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10곳 중 4곳은 달러당 100엔 수준의 환율이 지속될 경우 올해 순이익이 1~5%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5% 이상 급감할 것이라는 응답도 20%에 육박했다. 이날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31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다.
엔화 약세로 수출이 얼마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34.4%의 경영자들은 ‘1~5% 줄 것’이라고 답했다. ‘5~10% 감소’도 21.9%나 됐으며 ‘10~30% 감소’는 3.2%였다. 나머지도 ‘예측 불가능’(40.5%)일 정도로 경영 환경에 대한 불안을 드러냈다. 엔저가 손익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1~5% 감소’가 40.5%로 나타났다. ‘5~10% 감소’는 15.8%, ‘10~30% 감소’는 3.2%였다.
엔저는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침체 뒤 하반기 회복)’를 기대하는 국내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본격화한 엔저 영향이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부터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수출이 급감하면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이는 금융 부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저로 이날 한·일 증시는 희비가 교차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투매 행렬 속에 34.70포인트(1.75%) 급락한 1944.75에 마감했다. 반면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 대비 2.93% 급등한 14,607.54로 장을 마쳤다.
서정환/서욱진 기자/도쿄=안재석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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