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의 '맛있다' 평가는 실패한 제품"…연매출 42억 비결은?

입력 2013-05-12 10:25  



'영유아용 간장과 어린이 된장, 유아용 소금.' 듣기에도 생소한 영유아 식품을 제조 및 판매하는 업체가 있다. 2009년 10월 문을 연 이후 별다른 홍보활동 없이 입소문 만으로 꾸준히 고객수가 늘고 있다. 매출도 지난해 기준으로 사업 초기보다 300% 증가한 42억원을 달성했다. 저염식 '김명희 우리애들밥상' 브랜드를 운영하는 미즈앤코의 얘기다.

지난 9일 분당 서현에서 권오윤 미즈앤코 대표(40)와 만났다.

"어린 시절을 기억해보면 할머니께서 손주들 김치를 물에 씻어주고 김에 있는 소금도 털어주잖아요. 어릴 때부터 저염 식습관을 형성하도록 할머니의 마음으로 영유아 식품을 만들었어요. 일본업체들이 점령한 국내 영유아 식품시장에 처음으로 국산 전문업체가 문을 연거죠."

권 대표가 영유아 식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치킨 프랜차이즈인 제네시스 BBQ에 근무하면서다. 당시 신규개발팀에서 어린이 음료 및 소스 개발 업무를 맡았다. 김명희 요리 연구가와 손잡고 어린이 식품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영유아 식품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2008년 9월 BBQ에서 퇴사해 본격적으로 영유아 식품 개발에 나섰다.

"김 요리 연구가와 개월별로 필요한 염도의 식품을 개발했어요. 동의보감 등 예전 고문서들을 보며 영유아 감기나 장염 예방에 좋은 재료도 첨가했죠. 신선한 재료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매달 제조업체들과 쌀 조합 등을 찾아다니기도 했어요."

그는 제품을 출시하기 전 주부들을 대상으로 시제품 테스트를 진행했다. 첨가물을 빼고 영양에만 초첨을 맞췄기 때문에 주부들로부터 '맛있다'는 평가가 돌아오면 실패한 제품으로 판단했다. R&D(연구·개발)센터에서 기획 및 생산하고 소비자 검증 단계를 거친 첫 제품으로 간장과 김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신문이나 TV광고 없이 주부들 입소문 만으로 매달 신규 고객들이 찾아왔죠. 선배 엄마의 추천으로 후배 엄마가 오는 식이었어요. 지금은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주부 회원 수가 40만명에 달하는 온라인 카페 '맘스홀릭', '맘스클럽' 등에 이유식 조리법과 같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요."

입소문이 나면서 제품 종류는 간장과 김 2종에서 된장, 천연양념, 간식 등 총 40여종으로 늘었다. 입점 업체도 현대백화점에서 신세계백화점, 롯데마트, 생협, 해가온, 육해공군 영외마트(PX)로 확대됐다. 지난해 11월부턴 중국 전역 약 8000개의 유아용품 매장에 20여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임산부, 고령자 등을 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가르쳐줘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있어요. 이제는 이 생각을 영유아, 어린이뿐 아니라 임산부, 환자들, 고령자들을 위한 먹거리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여러 식품업체와 손잡고 먹는 것에서 소외 받는 이들을 위한 먹거리 코너를 만들 것입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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