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린스전 1실점 쾌투
사실상 에이스 역할…직구 최고구속 151㎞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시즌 4승을 올리며 팀을 8연패 수렁에서 구해냈다. 어머니의 생일에 거둔 승리여서 기쁨은 더욱 컸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1실점으로 역투했다. 팀이 5-1로 앞선 7회 2사 1루에서 파코 로드리게스에게 마운드를 넘긴 류현진은 팀이 7-1로 이기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팀 8연패 끊은 사실상 ‘에이스’
류현진의 이번 승리는 개인 4승과 함께 팀의 8연패를 끊어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저스는 지난 1일 류현진이 선발투수로 나선 콜로라도와의 경기 이후 8경기 연속 패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추락했다. 팀의 제1선발 클레이튼 커쇼조차 연패의 사슬을 끊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MLB에 데뷔한 류현진은 이날 팀을 사선에서 구해내며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4승2패를 기록하며 커쇼(3승2패)를 제치고 팀 내 최다승 투수가 됐다.
7회 2사 주자 1루에서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가자 다저스의 홈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승리를 확신한 홈 관중의 박수에 류현진은 손을 들어 답례했다. 동료들도 모두 모여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그를 환영했다. 경기가 끝난 뒤 류현진은 “긴 연패를 내가 끊을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초반부터 야수들이 공격과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오늘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날 54번째 생일을 맞은 어머니 박승순 씨에게 승리를 바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이 말을 할까 말까 고민했다. 오늘이 어머님 생신이다. 경기 전부터 어머니를 위해 열심히 던지고 싶었다. 그래서 더 뜻깊은 승리였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경기장에서 아들의 시즌 4승을 직접 지켜본 박씨는 류현진이 한국과 미국에서 프로 통산 102승을 거두는 동안 딱 한 번을 빼고 모든 승리를 경기장에서 지켜봤을 정도로 열성적인 어머니다.
◆업그레이드 직구로 승부수
류현진은 이날 업그레이드된 직구로 마이애미 타선을 잠재웠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가장 많은 114개의 공을 던지며 7회초 피홈런 1개를 허용하기 전 6회까지는 나무랄 데 없는 투구였다.
특히 직구가 위력적이었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예상보다 좁았고 변화구 구사도 마음대로 되지 않자 류현진은 직구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앞선 7경기에서 류현진의 투구 가운데 직구 비율은 50%. 이날 경기에선 57.9%(114개 중 66개)로 직구 비율을 높였다.
류현진은 최고 구속 시속 94마일(151㎞), 평균 구속 90마일을 웃도는 직구로 마이애미 타자들의 방망이를 압도했다. 류현진이 탈삼진(3개) 외에 잡아낸 아웃카운트 17개 중 외야 플라이는 단 2개에 불과할 정도로 직구의 위력은 대단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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