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베이커리·日 제과업체, 익산 식품클러스터에 '눈독'

입력 2013-05-15 17:20   수정 2013-05-16 08:33

해외기업 21곳 입주 타진 … 아시아 진출 겨냥
입지 여건 양호 … 1급수 공급·새만금과 40분 거리

<伊 베이커리 : 퍼르노드 아솔로> <日 제과업체 : 페스티바로>




이탈리아 베이커리업체 ‘퍼르노드아솔로’는 유럽 1만여개 레스토랑에 빵을 공급하고 있다. F1(포뮬러1)에 출전하는 마세라티의 스폰서로 이름이 알려졌지만 유럽 안에서만 그렇다. 파비오·파올로 두 형제 최고경영자(CEO)가 15일 전북 익산을 찾았다. 이곳에 조성될 ‘국가식품클러스터(푸드폴리스·Foodpolis)’를 중국·일본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서다.

○해외 유명기업들 잇따라 방문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퍼르노드아솔로와 국가식품클러스터 입주를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퍼르노드아솔로는 마세르 산 중턱에 있는 직원 300여명의 가족 경영 회사다. 클러스터 입주자를 대상으로 소매사업을 시작한 뒤 중국 등까지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 푸드폴리스를 방문해본 것 외에 아시아 진출은 처음이라고 들었다”며 “한·중·일 베이커리산업에 대해 특히 궁금해 했다”고 귀띔했다.

퍼르노드아솔로 경영진은 농식품부가 주관한 ‘국가식품클러스터 포럼’ 참석차 지난 13일 한국에 들어왔다. 클러스터 투자에 관심이 많은 외국 기업이 여럿 함께했다. 올초 MOU를 맺은 유럽 최대 식품연구소인 니조연구소, 프랑스 비타고라 등도 익산 현지를 다시 둘러봤다. 일본 식품기업인 페스티바로는 국내 고구마칩 제조공장을 견학했다. 익산 인근에서 나오는 고구마를 공급받아 과자와 케이크 등을 만드는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해외 기업 유치에 박차

이들이 입주할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아시아 최대 식품전문 산업단지를 지향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크기와 비슷한 232만㎡ 넓이에 70여개 글로벌 식품기업과 20여개 식품연구소, 1000여개 연관 업체를 입주시킬 계획이다. 2020년까지 총 5535억원을 투자하는 대형 사업이다. 식품산업과 R&D(연구개발), 관광과 여가를 결합한 ‘6차 산업단지’로 키우겠다는 게 농식품부의 목표다. 식품기능성평가센터, 패키징센터, 실험용 공장 등을 함께 지어 기업의 혁신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클러스터 측은 퍼르노드아솔로를 포함해 현재까지 68개 기업·연구소와 투자협약을 맺었다. 이 가운데 해외 기업은 21개. 클러스터 관계자는 “아직은 초기 단계라 목표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해외 관심이 점점 높아져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EU(유럽연합)의 3배에 달하는 아시아 소비인구를 눈여겨보고 있다.

○한국산 농산물도 매력 요인

중국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웰빙식품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기업들에는 호재다. 캐나다의 식품업체 썬옵타는 중국 두유시장 진출을 검토하면서 익산 입주를 결정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클러스터 안에는 용담댐의 1급수를 공급할 수 있고 새만금항과 40분 거리에 있어 물류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 기업의 관심도 높다. 일본항공(JAL)에 기내식을 공급하는 자룩스는 한국내 파프리카 등을 식재료로 공급받는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보화그룹 등 중국 회사들은 동남아시아 진출의 거점을 이곳에서 찾고 있다. 이슬람권에서 소비 가능한 육류를 인증해주는 할랄 기업도 입주를 앞두고 있다.

아직은 영세한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CJ제일제당, 하림 등이 투자를 결정하면서 아시아권 선점 경쟁이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클러스터 관계자는 “올해 안에 토지 보상을 마치고 부지 조성에 들어가면 현장 탐방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관광과 교육 인프라 부문도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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