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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은 작가가 1993년 펴냈던 불교소설 ‘길 없는 길’ 가운데 경허 선사(1849~1912)와 세 제자들의 이야기를 따로 묶어 한 권으로 만든 작품.
최인호는 1980년대 말 우연히 불교에 관한 서적을 읽다가 불교의 가르침에 감화한다. 이때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 경허 선사의 선시였다.
“일없음이 오히려 나의 할 일(無事猶成事)”. 이후 작가는 경허 선사의 발자취를 쫓으며 불교의 진리에 다가선다. ‘길 없는 길’은 작가가 깨달은 불교의 요체를 담고 있다. 이 책은 15년간 150만 부가 팔린 스테디셀러가 됐다.
‘할’에서는 경허뿐 아니라 수법제자인 수월, 혜월, 만공의 수행도 비중 있게 그려진다. 작가는 이들의 수행을 에피소드별로 엮었다. 그는 책의 머리말에 이렇게 썼다.
“경허의 법제자들을 다시 한 번 살려 봄으로써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고 아랫물이 맑으면 윗물도 맑다’는 진리를 야반삼경에 대문 빗장을 가만히 열어 보는 심정으로 밝혀 보았다.”
최인호는 2008년 침샘암 판정을 받은 후 투병중이다. 작가는 아픈 몸으로도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다. 한경닷컴 권효준 인턴기자 winterrose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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