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국 기업들이 소송을 당하면 언어 등 다양한 측면에서 힘든 상황을 겪게 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 처지에 놓인 한국 기업들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한국계 미국 변호사들이 기업에 대한 법률자문 역할을 주로 하는 미국 법률시장에서 소송과 중재 전문 로펌을 세운 한국계 변호사가 있다. 윤명식 뉴욕주 변호사(51·미국명 찰스 윤·사진)가 그중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5년 전 뉴욕에서 윤&김이라는 로펌을 설립했다. 윤 변호사를 비롯 파트너 변호사 4명, 일반 변호사 5명 등 총 9명이 있는 부티크 로펌이다. 뉴욕에 있는 한국계 로펌 가운데 가장 크다. 9명 변호사 가운데 5명이 한국계다.
소송과 중재 전문이라는 것도 이 로펌의 특징이다. 보통 한국계 미국 변호사들은 기업자문 업무를 주로 한다. 법정에서 판사와 배심원들을 설득하려면 언어가 완벽하고 실력도 최상급이어야 하기 때문에 소송 전문 변호사라고 하면 미국 사회에서도 실력을 인정해준다.
윤 변호사는 미국의 대형 로펌 ‘셀렌 리드 & 프리스트’에서 잔뼈가 굵었다.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1989년 입사, 9년 만에 소송 분야 파트너 변호사가 됐다. 전성철 IGM 세계경영연구원 회장이 미국 변호사 시절 두 사람은 이곳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소송 전문 로펌 본디&쉬로스에 있을 때 ‘한국기업 전담 법무팀’을 만들었으며, 현대중공업 삼성물산 코오롱 등을 변호한 경험이 있다. 시카고 총영사, 네덜란드·카메룬 대사 등을 지낸 윤영교 씨가 부친이다. 윤 변호사는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늘어 일거리가 많아질 것 같다”며 “한국 로펌들과 연계해 한국 기업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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