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 돈이 그 돈인 벤처 펀드, 또 이름만 바꾸나

입력 2013-05-22 17:20   수정 2013-05-22 20:56

데스밸리는 옥석 가려지는 과정, 벤처육성 방향 잘못 잡았다


금융위원회가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해 3년간 6조원 규모의 이른바 성장사다리펀드 조성·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벤처기업들이 사업화 단계에서 도산하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건널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 등 이른바 정책금융을 총동원하고 민간금융까지 유치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정책금융을 미끼로 한 이런 식의 펀드는 이미 과거 정권에서도 숱하게 시도됐던 단골 메뉴다. 성장사다리펀드라고 하지만 정책금융의 다른 부분에서 운영되던 자금을 이쪽으로 끌어와 옮기고 간판만 바꿔 마치 새 펀드인 양 내놓은 것일 수도 있다. 아니 필시 그렇게 되고 만다. 그리되면 기왕의 지원사업에서는 자금이 줄어들게 되고 벤처들 역시 이름을 바꾸어 달고 새로운 지원 계정으로 옮아타고….

정부가 ‘죽음의 계곡’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도 실은 벤처의 속성을 잘못 알고 하는 소리다. 많이 태어나고 많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 벤처의 본질이요, 운명이다. 벤처 본산인 실리콘밸리에서도 성공확률은 0.2%에 불과하다. 정부의 선의는 이해할 만하지만 데스밸리를 건너뛰게 한다는 자체는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왜들 이렇게 반시장적 비현실적 정치 언어들만 골라서 하는지 그게 궁금할 정도다.

더구나 죽음의 계곡은 벤처기업이 시장에서 혹독하게 검증받는 기간이다. 냉정한 평가를 거쳐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받은 벤처는 살아남고, 그렇지 못하는 벤처는 죽는 것이다. 제대로 된 벤처인지 여부가 시장에서 가려지는 과정이 바로 데스밸리다. 정부가 관제펀드를 동원해 죽어야 할 벤처를 살려놓으면 정작 살아날 벤처가 죽게 된다. 관제펀드가 늘 도덕적 해이를 양산하거나 대형사고를 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금융위가 벤처를 지원하려면 관제펀드를 조성할 게 아니라 경쟁력 있는 민간 벤처캐피털을 키우고, 대기업의 벤처출자와 인수합병의 길을 확 열어주는 게 먼저다.




강호동, 사업으로 번 돈이…'이 정도일 줄은'
'女비서' 면접 보러 갔더니 술 먹인 후…경악
"승진 시켜줄게" 공무원, 女직원에 성관계 충격
류시원, 아내에 "죽는다"며 협박하더니…
도경완, 장윤정에 눈 멀어 부모님께 결국…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