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폭락] '출구' 바라보는 버냉키…美 9월부터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입력 2013-05-23 17:13   수정 2013-05-24 02:18

일본 증시 폭락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돈을 찍어 시중의 채권을 매입하는 금융완화 정책)에서 발을 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구전략의 방법은 채권 매입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이며, 시기는 오는 9월이 유력하다. 22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청문회 발언, 그리고 이날 공개된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4월30일~5월1일)을 지켜본 월가 전문가들이 이렇게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금융완화 정책은 소비지출과 주택시장 등 경제에 상당한 이익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기 출구전략 가능성을 일축한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다우존스지수는 1% 이상 뛰었다. 그런데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주가는 상승분을 반납했다. 버냉키 의장은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앞으로 수차례의 FOMC 회의 중에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오후에는 FOMC의 많은 위원이 ‘이르면 6월 회의부터 채권 매입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발언한 FOMC 의사록까지 공개됐다. 출구전략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다우지수는 결국 0.52% 하락 마감했다.

이날 버냉키 의장의 알쏭달쏭한 발언은 금융시장의 충격을 줄이면서도 점진적인 출구전략을 시사하기 위한 화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그는 “채권 매입을 줄이더라도 그것이 금융긴축 정책으로 돌아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경기 추이를 봐가며 다시 늘리거나 더 줄일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에릭 존슨 IHS글로벌인사이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출구전략에 나서겠다는 힌트를 던졌지만 2014년까지는 채권 매입을 지속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출구전략 시기에 대해선 Fed 내에서도 아직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케빈 브래디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장이 청문회에서 “노동절(9월 초) 전에 시행할 수 있느냐”고 묻자 버냉키는 “모른다.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 고용시장이 실질적이고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지 유심히 평가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다음 FOMC 회의는 6월18일, 7월30일, 9월17일 등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공동 투자책임자(CIO)는 “Fed가 9월께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채권 매입 축소 여부를 결정하려면 3~4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때까지 고용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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