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환경재생 프로젝트에 사업비 1600억 투입
형산강 운하·수변공원 조성…해양관광도시 도약
“수로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막혔던 자연의 물길을 되돌리는 것이죠. 수천 년 흐르던 강물을 막아 난개발을 했으니 끊어진 물줄기가 썩어 온전할 리 없죠. 도심을 관통하는 물길은 관광도시 포항의 미래가 될 것 입니다.”
박승호 포항시장(55·사진)은 시민들 사이에서 ‘뚝심 있는 스포츠맨’으로 통한다. 유도가 ‘8단’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강조하는 스포츠맨십 때문이다. 박 시장은 “유도에서 배운 ‘뚝심’과 배려, 승복정신 등 스포츠맨십으로 누구나 원했지만 누구도 하지 않았던 물길 복원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 철강산업의 중심이자 근대화의 상징이던 포항이 옛 물길 복원사업을 통해 창조형 관광 마이스(MICE) 도시로 변혁을 시도하고 있다. 환경과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첫 삽을 뜬 지 5년. 박 시장은 운하 연결, 해양공원 조성, 동빈부두 정비 등 도심환경 재생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포항이 해양관광 도시로 변모한다는데, 어떤 사업들이 진행 중인가.
“도심환경 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 운하 공사도 그 가운데 하나다. 쉽게 말하면 물길을 복원하고 주변을 개발하는 것이다. 국내 최대 어시장인 죽도시장에 인접한 동빈내항과 시민의 젖줄인 형산강의 수로를 되살리는 사업이 핵심이다. 형산강 입구에서부터 송도교에 이르는 1.3㎞ 구간에 폭 20m의 운하를 오는 9월 완공할 예정이다. 운하 주변에는 수변공원이 조성되고 비즈니스호텔과 테마파크 등 각종 레포츠 시설이 들어선다. 운하가 완공되면 포항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복합관광도시로 도약할 것이다.”
▶포항을 세계적인 미항으로 개발하기 위한 계획은.
“물길 사업의 핵심은 융·복합 관광이다. 호주 시드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이탈리아 나폴리에 이은 세계 4대 미항으로 만들어 ‘관광 포항’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형산강과 영일만이 만나는 포항운하는 송도, 죽도, 해도, 상도, 대도 등 5개 지역을 품게 된다. 운하가 완공되면 40여년간 동빈내항에 갇혀 있던 생활폐수가 사라지고 맑은 물이 넘실거리게 된다. 물길과 강 정비 사업은 건설의 개념이 아니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와 같이 강에 문화를 입혀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창조적 관광지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이다. 완공 후엔 6.62㎞ 구간에 20t급 크루즈와 나룻배 등을 띄운다. 사회적 기업에 운영을 맡겨 공익사업으로 추진할 계획도 검토 중이다.”
▶해양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해수욕장이다. 활성화 방안은.
“송도해수욕장 백사장 복원사업을 준비 중이다. 송도해수욕장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청정 백사장을 자랑했던 관광 명소였다. 해마다 1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하지만 제철소가 건립되고 해류의 변화 등으로 백사장이 줄어들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결국 2007년부터 개장하지 못했다. 올해 7월부터 국비 380억원을 투입해 1.7㎞의 백사장을 복원하는 공사가 시작된다. 또한 도심 속 해변인 북부해수욕장 해상에 국내 최초 해상누각인 ‘영일대’를 건립하고 있다. 동해와 포항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공간으로 80m의 인도교를 통해 바다와 연결해 포항의 명소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지역축제와 같은 고유의 마이스 콘텐츠는 어떤 게 있는지.
“‘포항국제불빛축제’와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축전’이 포항의 대표적인 축제다.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축전은 매년 1월1일,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호미곶에서 열리는 행사다. 포항국제불빛축제는 2004년 포스코가 포항시민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2011년, 2012년 2년 연속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됐고 ‘가보고 싶은 축제’ 3위에 선정될 만큼 명성이 높다. 지난해에는 열흘간의 축제 기간에 185만명이 다녀갔다. 10주년인 올해는 더욱 의미 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7월26일부터 8월4일까지 열린다.”
▶국내 경기침체가 심각하다. 이번 사업으로 예상되는 효과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총 16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이 가운데 시 예산은 154억원 정도다. 나머지 비용은 도비 일부와 유관기관, 기업 등이 분담한다. 하지만 운하가 개통되고 관광객 유치가 가시화되면 1조원의 유·무형적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또 수년 안에 지역내총생산(GRDP)이 3만5000달러 시대를 맞을 것으로 본다. 더욱이 공원과 시설용지를 합쳐 총 9만6455㎡에 달하는 수변유원지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상업시설인 복합테마단지로 계획하고 있다. 이미 국내외 대기업과 레저 관련 전문업체들이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정우 한경닷컴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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