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대출 상담 후 시장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상담 당시 금리를 적용해주는 ‘대출금리 예약제’를 은행권 최초로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예약 기간은 최대 1개월이며, 상담 후 금리가 내려가면 예약금리 대신 낮아진 금리를 적용해준다. 신규 대출뿐 아니라 기존 대출의 연장 때도 이용할 수 있다. 대출 만기일 이전에 은행을 방문, 기간을 연장한 후 금리를 예약하면 된다.
기업은행의 이 같은 결정은 은행들이 시장금리가 오를 땐 신속하게 대출금리에 반영하는 반면 금리가 떨어질 땐 뒤늦게 대출이자를 내린다는 비판을 반영한 것이다.
조준희 은행장의 잇따른 파격 경영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실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 하더라도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이용되는 신규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대출은 금리 인하분이 반영되기까지 한 달 정도 걸린다.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인 적격대출이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대출금리 예약제’ 도입에 영향을 미쳤다. 변동금리 대출은 시장금리가 오르내릴 때 이를 반영하는 반면 고정금리 대출은 계약시의 대출이자 수준이 상환 만료시점까지 적용된다.
다만 금리 예약 뒤 채권자의 신용등급이나 담보조건 변경 등으로 금리가 변경된 경우엔 고객이 자신에게 유리한 대출금리를 결정할 수 없다.
주택담보대출을 했을 경우 담보 대상인 아파트가 바뀌었다면 이에 대한 대출금리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또 대출받기로 한 사람이 대출 연체 등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졌을 때도 이를 금리에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직장인들이 바쁜 일정, 해외 출장 등으로 유리한 대출시점을 선택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해 예약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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