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민 등 전직 특수通, CJ 변호팀에 속속 합류

최정예 멤버로 구성
대검차장 지낸 차동민, 태광 비자금 수사 남기춘, 국세청 30년 정병춘 가세

<천성관 : 前 서울중앙지검장>


대검찰청 차장을 지낸 차동민 변호사 등 김앤장 변호사들은 25~26일 휴일도 잊은 채 서울 내자동 김앤장 사무소에 나와 머리를 맞댔다.

특수수사에 관한 한 검찰 내에서 내로라하는 베테랑 출신이지만 검찰의 CJ 비자금 수사에 대해선 “견적이 안 나온다”고 혀를 내둘렀다. 검찰이 특정 기업 압수수색을 했을 경우 회사 측 사람들과 검토를 하다 보면 수사 방향을 대충이라도 예측할 수 있지만 이번만은 다르다는 것.

CJ 수사는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오래전부터 내사를 진행해 왔기 때문에 검찰의 칼끝이 어디를 겨누는지조차 가늠키 어려워 “답답하다”는 속내만 토로했다. 그만큼 검찰의 화력은 막강하다. 이에 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 측은 국내 로펌 순위 1, 2위를 자랑하는 김앤장과 광장에서 최정예 멤버로 방패를 구성, 사상 최대의 혈전이 예상된다.

○전직 대검 중수부 vs 서울지검 특수부

CJ비자금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사실상 폐지된 대검 중수부 역할을 대신하는 첫 사건이다. 검찰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수사인 만큼 채동욱 검찰총장은 최측근인 윤대진 특수2부장에게 진두지휘를 맡겼다. 별명이 ‘독종’일 정도로 원칙주의자인 윤 부장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구속했던 박정식 3차장과 대검 강력부장 출신의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측면 지원한다.

이에 맞서 CJ 측은 ‘강골검사’로 윤 부장과 막역한 사이인 남기춘 변호사로 맞불을 놓을 예정이다. 남 변호사는 서울서부지검장 시절 태광그룹 비자금 수사와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을 지휘했다. 여기에 그룹 회장 단골 변호인인 이병석 변호사가 합류했다. 차동민 전 대검 차장과 검찰총장 후보까지 올랐던 천성관 전 서울지검장, 지익상 전 인천지검 차장이 가세한다. 법무법인 광장에서도 대검 중수부장과 대검 차장을 지낸 박용석 변호사와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거친 박철준 변호사가 포진해있다. 이들 창과 방패는 대부분 대검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국제조세 전문가도 합류

이번 수사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CJ 해외 법인 간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 검찰에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검찰 수사가 해외 비자금 조성과 역외 탈세도 겨냥하고 있어 국제조세 분야 전문가들도 변호인단에 대거 합류했다.

광장에서는 30여년간 국세청에서 실력을 쌓은 정병춘 고문이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광장의 국제조세팀 30여명은 정 고문의 뒤를 받쳐주면서 검찰의 해외 비자금 조성 및 탈루 논리에 반박할 예정이다.

김앤장에서는 법무부 국제법무과 출신 이중재 변호사의 역할이 기대된다. 김앤장에는 특히 국세청 최고위직부터 사무관급 출신까지 두루 포진해 있어 검찰의 역외 탈세 혐의 입증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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