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55대가 제주도에 모인 까닭은

입력 2013-05-27 15:30  

미니동호회 '미니 런 인 코리아' 행사
행담도휴게소 → 해남 → 제주도 1000㎞ 대장정




지난 18일 제주도 함덕해수욕장. 오전 11시가 되자 수십대의 ‘미니(MINI)’가 떼지어 모여들었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해변에 모여 단체 줄넘기와 즐거운 수다로 시간을 보냈다. 두어 시간 후 차에 다시 탑승한 사람들은 비자림로를 거쳐 중문까지 단체 드라이빙을 했다. 미니 동호회인 ‘미니코리아(미코)’가 진행하는 ‘2013 미니 런 인 코리아(2013 MINI Run in Korea)’ 행사 얘기다.

미니 런 인 코리아는 전국에서 모인 미니 애호가들이 자신의 미니를 타고 참가해 아름다운 경관 속에서 미니만의 문화를 나누는 행사다.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과 지역, 직업을 불문하고 MINI 동호회 회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다. 미코는 3만6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미니 동호회다. 단일 차종으로 최대 규모의 동호회이기도 하다. 미니 런은 2004년부터 열려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이번 행사는 지난 16~19일 3박4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행사에 참여한 미니는 총 55대. 110여명의 참가자들은 충남 당진의 행담도휴게소를 출발,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페리를 탄 후 제주도까지 왕복 이동했다. 주행거리가 1000㎞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웬만큼 미니를 사랑하지 않고선 쉽게 소화하기 힘든 여행이다. 동호회 회원들이 직접 행사를 준비하고 운영한다. 박재형 미니코리아 회장은 “미니 특유의 개성있고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이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참가자들의 직업도 연령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한림과 함덕, 비자림로에서 중문까지 제주의 아름다움을 만끽할수 있는 코스에서 다양한 미션과 멋진 주행을 즐겼다. 미니라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자동차와 함께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다.

미니 런의 역사는 깊다. 1955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됐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동호회들이 이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코 행사는 ‘한국판 미니 런’인 셈이다. 미니의 한국법인은 이 행사를 첫해부터 후원해주고 있다. 1인당 참가비가 34만원에 머무는 것도 미니 한국법인이 매년 일정 비용을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주양예 BMW그룹코리아 미니 총괄이사는 “이 같은 지원을 마케팅의 일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1955년 영국에서 시작된 행사가 국내에서 하나의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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