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에어컨 그만"…공기순환기·제습기 무더위 '도전장'

입력 2013-05-27 16:20   수정 2013-05-27 16:25

여름철을 앞두고 소형 계절가전인 공기순환기와 제습기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기후 변화와 경기 불황이 맞물리면서 저렴한 가격에 에어컨, 빨래(의류)건조기를 대체할 수 있는 필수 가전으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벤타코리아는 세계 공기순환기(서큘레이터) 시장 1위 업체인 미국 '보네이도'社의 국내 지사를 정식 설립했다고 밝혔다.

공기순환기는 실내에 회오리 바람을 일으켜 정체돼 있는 공기를 순환,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제품이다. 덥고 끈적한 날씨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필수 제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에어컨을 대체할 아이디어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작년 국내 시장 규모는 20만대 수준, 올해는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보네이도 관계자는 "해마다 여름이 길고 더워지면서 국내에서도 공기순환기가 필수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올해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영업 및 마케팅 강화를 위해 지사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공기순환기의 가장 큰 장점은 200~300만원이 넘는 에어컨과 달리 10만원 중후반 대의 가격으로 비슷한 냉방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전력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철 전기료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도 공기순환기를 찾는 이유다.

지난 해 창고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에서는 공기순환기를 사려는 소비자가 몰리면서 품절사태를 빚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서큐온(대만), 발뮤다(일본) 등의 브랜드도 팔리고 있지만 보네이도에 비하면 판매량은 미미한 편이다.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도 자체상품(PB) 형태로 공기순환기를 내놓고 있다.

장마철에 주로 사용하는 제습기도 여름 가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위닉스 등 중소업체는 물론 삼성, LG전자 같은 대형 회사들도 앞다퉈 제습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제습기는 공기 중의 수분을 빨아들여 습도와 기온이 높은 여름철·장마철에 쾌적한 실내환경을 만들어주는 제품이다. 공기순환기와 마찬가지로 에어컨보다 저렴한 가격(40~50만원 선)에 여름을 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구매 요인이다.

수분을 제거해 주는 기능으로 장마철 빨래가 마르지 않아 걱정인 소비자들에게도 필수 가전으로 꼽힌다.

제습기는 특히 가정, 소형 매장, 대형 마트 등 사용환경에 맞춰 쓸 수 있도록 다양한 용량의 제품이 나와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습기 시장은 금액기준으로 2009년 110억원에서 지난해 1330억원으로 커졌다. 올해는 최대 4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대수도 지난해 50만대에서 올해 1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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