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무담보채권 빼곤 남아있는 '실탄' 없어…3자배정 유상증자 '만지작'
금호 "다른 해법 찾겠다"
상호출자 구조가 걸림돌…'워크아웃기업 신규순환출자' 예외적으로 허용해달라
![](http://www.hankyung.com/photo/201305/2013052734101_AA.7493262.1.jpg)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적자와 자본잠식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금호산업 처리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채권단은 최근 열린 회의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금호산업과 자회사인 금호아시아나를 매각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하지만 금호그룹은 금호아시아나가 갖고 있는 금호산업 기업어음(CP)을 자본으로 전환해 순환출자 구조를 강화하자고 맞서고 있다. 추가 자본확충이 시급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같지만 그 방법에 대해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자본잠식 해소 위해선 자본 확충 시급
금호산업은 지난 3월 말 기준 자본이 48% 잠식된 상태다. 3월 말 자본금은 1232억원(연결 기준)이지만 자본 총액은 628억원으로 600억원가량 부족하다. 지난해 이 회사는 165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도 업황이 나쁘다고 가정하면 연말엔 자본잠식 상태가 심화될 수 있다. 상장회사의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가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2010년 초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시작해 지금까지 2조6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출자전환했다. 이제는 약 600억원 규모 무담보채권을 제외하고 남아 있는 ‘실탄’이 없다. 채권단은 상장폐지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기껏 회사를 살려놨는데 상장폐지될 경우 영업력이 크게 훼손될 뿐만 아니라 기존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채권단 “아시아나항공 지분 팔아야”
채권단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사실상 금호산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27일 종가 기준 금호산업 주가는 1만2200원으로 시가총액은 2971억원에 불과하다. 1000억원가량 유상증자가 이뤄진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 1대 주주인 박삼구 회장 등 3명(14.23%)의 지분은 희석되고 유상증자한 쪽에서 1대 주주 자리를 갖게 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금호산업만 팔 경우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은 사실상 껍데기밖에 없는 회사여서 금호산업을 매각하는 것보다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금호아시아나 지분 30.08%를 시장에 파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묶어서 파는 것 외에 분리매각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어차피 내년 중 워크아웃에서 졸업할 예정이어서 매각은 예정된 수순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조만간 다시 회의를 열어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의 매각을 포함한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을 매각하기로 할 경우 내년 3월까지는 성과를 내야 (올 연말 회계를 기준으로 하는) 상장폐지 등을 피할 수 있다”며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매각을 결정한다면 다음달 중 주관사를 선정해 관련 컨설팅 업무를 맡겨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 “순환출자 구조로 자본 확충”
금호그룹도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데는 생각을 같이한다. 하지만 채권단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금호그룹에서는 금호아시아나가 갖고 있는 금호산업의 비협약채권인 기업어음(CP) 790억원어치를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금호산업의 자본도 확충하고 지배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채권단은 일단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지배권을 강화할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 지분 30.08%를 갖고 있다. 만약 금호아시아나가 금호산업에 출자전환(20.6%)하면 상호출자 관계가 된다.
상호출자는 법으로 금지돼 있어 6개월 내 해소해야 하는데, 이 경우 790억원어치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곳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금호터미널 혹은 제3자밖에 없다. 제3자는 박 회장의 우호 지분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어느 쪽이 갖든지 출자전환 뒤에는 박 회장 측이 총 30% 가까운 지배권을 갖게 된다. 기존 지분이 일부 희석돼 9% 수준이 되고, 금호터미널 등을 통해 20.6% 영향력을 더 갖기 때문이다. 정부가 기존 순환출자 해소를 요구하고,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것도 채권단으로서는 부담스럽다.
이상은/서욱진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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