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로 달리는 車 나왔다

입력 2013-05-28 17:26   수정 2013-05-28 23:50

이산화탄소 발생 70%



국내 연구진이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 시운전에 성공했다. 암모니아는 연소 후 이산화탄소 발생 없이 질소와 물만 배출해 친환경 대안 연료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김종남 청정연료연구단 책임연구원팀이 암모니아와 휘발유를 혼합해 사용할 수 있는 ‘암모니아·가솔린 자동차’(사진)를 개발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개발한 것은 미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세 번째다. 연구팀은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 후보로 이 기술을 개발했다. 친환경 자동차 대안 기술로 꼽히는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등은 연료 보관과 이동의 어려움,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기술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암모니아는 연료 관리가 쉽고 주유소 등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화석 연료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판단이다.

이번에 개발한 자동차는 기아자동차의 ‘모닝’을 개조, 암모니아와 가솔린을 혼합해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설계됐다. 우영민 선임연구원은 “암모니아와 휘발유를 7:3 비율로 사용한다”며 “암모니아를 엔진으로 공급하는 이송펌프와 연료라인을 개발해 모닝에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시속 60~80㎞의 속도로 도로를 주행하는 시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 연구원은 “휘발유 사용량을 70% 줄였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7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며 “이 자동차를 국내 자동차의 20%에 적용하면 연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1060만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암모니아 연료 자동차를 상용화하기까지 해결할 과제도 남아 있다. 우선 암모니아 생산단가를 낮춰야 한다. 휘발유 1와 같은 효율을 내는 암모니아 생산 원가는 1100원으로 휘발유보다 비싸다. 암모니아의 열효율이 휘발유에 비해 나빠 100㎞ 이상 고속 주행이 어렵고 연비(당 10㎞)가 기존 차량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이 밖에 암모니아 연료 사용에 대한 허가 등 제도 정비도 필요하다.

김 연구원은 “암모니아 자동차는 당장 상용화될 기술이라기보다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가 강화됐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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