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전 착공하는 날 '불량부품' 쓴 2곳 가동 중단…원전 대망신…또다른 '국가 위기'

입력 2013-05-28 17:28   수정 2013-05-29 02:48

신고리2호기·신월성1호기 6개월 수리…블랙아웃 비상
박근혜 대통령 "원인·책임 밝혀라"



# 2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바라카 원전이 준공되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해 UAE의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명박정부 때 한국이 수출한 원전 2호기의 안전 착공을 기념하는 행사에서였다.

# 같은 날 서울 종로구에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대회의실.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장과 박윤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브리핑에서 “제품 시험 결과가 조작된 불량 제어 케이블을 사용한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가동을 정지했다”고 발표했다.

해외 원전을 잇따라 수주하며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떠올랐던 한국 원전이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지난해 11월 영광 5·6호기에 품질 검증서를 위조한 부품이 납품돼 한동안 가동이 정지되더니 12월에는 고리 2호기와 영광 1~4호기에 공급된 부품 시험 결과가 위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는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제어 케이블 성능 조작 사건이 터졌다. 제어 케이블은 원전사고가 발생할 때 원자로 내 핵연료 냉각을 막고 외부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지 않도록 안전설비에 차단신호를 전달하는 핵심 부품이다. 정부는 시험 결과 위조에 책임이 있는 시험기관과 관련자는 형사 고발하고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등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기로 했지만 한국 원전 사업이 받은 타격은 엄청나다는 지적이다.

우선 국내적으로 원전 확대 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릴 공산이 커졌다. 원전 관리 부실이 안전도에 대한 국민의 불안으로 증폭될 경우 원전을 중심축으로 하는 에너지 정책의 골격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대외 신인도 추락도 불가피해졌다. 부품 인증서에서부터 시험 결과 조작까지 반복되는 부실의 현주소는 향후 해외 원전 수주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UAE에 나가 있는 윤 장관부터 얼굴을 들기 어렵게 됐다. 올 여름 전력수급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총 23개 원전 중 10개가 멈춰섰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각각 발전용량이 1000㎿인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가동 정지되면서 유례 없는 전력난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최대 전력수요에 비해 전력공급(예비전력)이 약 2000㎿ 부족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투명하게 밝힐 뿐 아니라 거기에 맞는 조치를 취해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김홍열/도병욱 기자 com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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