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기존 점포 250m 바깥에도 출점 자제할 것"

입력 2013-05-30 17:02   수정 2013-05-31 01:33

점주 사망진단서 변조 시인
학자금 지원 등 상생안 내놔
가맹점주 "생계비 보장" 반발

< 250m : 공정위 모범기준상 출점 가능 범위 >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가맹점주들의 수익을 늘리기 위해 추가 출점을 최대한 억제하기로 했다. 8000여개에 달하는 점포가 가까운 거리에서 경쟁하다 보니 가맹점 실적이 악화되고, 이로 인해 가맹점주들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점포 전략 포기한 CU

BGF리테일은 30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루비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벌어진 CU 가맹점주의 자살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가맹점주와의 상생협력 방안도 내놓았다.

BGF리테일은 지난 17일 경기 용인시에서 자살한 CU가맹점주 김모씨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21일 김씨의 사망진단서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사망 원인은) 지병과 관련된 급성 심근경색”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수면제 성분인 항히스타민제 중독 사실을 임의로 삭제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로부터 사문서 위조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박재구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며 “검찰 조사에도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와 함께 “점포 수 확대 경쟁을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별 점포의 수익성 향상에 집중해 가맹점주들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BGF리테일 측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는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8000여개에 달하는 CU 점포 수는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편의점 업계는 예상했다.

BGF리테일은 새 점포를 낼 때 개발담당자의 검토와 출점심사를 거치는 현 2단계 검증구조에 신점지원팀장과 영업부장의 결재 절차를 추가하기로 했다. 박 사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모범기준에 따라 신규 출점이 가능한 기존 점포로부터 250m 범위 바깥이라도 수익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면 출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GF리테일은 박 사장이 직접 실장을 맡는 상생협력실을 운영해 가맹점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가맹점주 자녀를 대상으로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주 “최저생계비 보장하라”

한편 가맹점주들의 모임인 전국 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월적 지위를 가진 대기업의 횡포가 가맹점주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본사 차원에서 가맹점주의 최저생계비를 보장해야 한다”며 “편의점 문제를 해결할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6월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시행령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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