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한국도심공항 사장 "中企 전용 물류터미널 추진"

입력 2013-05-30 17:03   수정 2013-05-30 22:42

CEO투데이

'30년 해운인' 경력 살려 종합 물류 서비스 제공
강북에도 공항터미널 필요



“수출 중소, 중견 기업을 위한 종합 해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이종철 한국도심공항(CALT) 사장(사진·60)은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1979년 범양상선(현 STX팬오션)에 입사해 STX그룹 부회장을 지낸 ‘30년 해운인’이다. 작년 말 STX그룹의 조선해양·엔진사업부문 총괄 부회장에 선임됐다가 돌연 사의를 표명, 그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 뒷말이 무성했다. 당시 겸임하던 선주협회장, 조정협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그는 사임한 지 석 달 후인 지난 3월 말 무역협회 자회사 CALT 사장 일반공모에 지원, 최종 선임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사장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STX그룹에 대해선 한사코 말을 아끼면서도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에 대해 “가슴이 뛰지 않았으면 (공모할)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CALT가 운영 중이던 기존 창고사업을 수출 기업을 지원하는 공동물류사업으로 개편해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도심공항터미널 사업, 공항리무진 버스 운행, 건물 임대, 여행업을 통해 작년 611억원의 매출과 1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부산, 평택항에 각각 CALT로지스부산, CALT로지스평택 등의 물류창고 법인을 운영 중이고, 부산 신항만에도 창고를 짓고 있다.

이 사장은 “국내 수출기업의 화물을 지역별로 모아 합리적 운임으로 해외 물류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 중견 포워딩 기업에 투자를 받아 창고 일부를 제공하는 사업 등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최우선 과제는 기존 창고 외에 인천 등 주요 항만에 물류센터를 만들어 운송에 필요한 국내 기반을 갖추는 것이다. 그는 “국내 준비를 마치면 최대 교역국인 중국, 일본, 미국에 중소기업을 위한 전용 물류터미널을 만들겠다”며 “자동차 부품사 등 중소 수출 기업이 해외 진출 시 가장 어려운 점으로 ‘불안정한 물류’를 꼽고 있는 만큼 이를 지원한다면 무역협회의 공익적 목적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사업 애로점으로는 “협회의 공공성을 추구하면서 수익성도 좇아야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협회 사업이라고 해서 운임을 무조건 싸게 해주겠다는 게 아니라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기업이 최종 목적지로 제품을 보내는 것을 지원하겠다 의미”라고 설명했다.

CALT의 도심터미널 사업에 대해선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 말고도 강북 강남권에 여러 개의 전용 터미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서울에 사는 승객은 인천공항에 가려면 승용차로 최소 50㎞ 이상을 가야 한다”며 “이는 연료에너지를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정부 시책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어디에서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심터미널에서 짐을 부치고 공항으로 이동하는 게 편하도록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로서 회사에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 사장은 “공익적 사업을 하기 위해선 어느 조직보다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며 “조직 구성원이 ‘전투력’을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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